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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학교폭력 자진신고 유감(有感)

정부는 학교폭력 예방 및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3∼4월 두달간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고가 지지부진하더니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모양이다. 신학기에 예상되는 학교폭력서클 구성 및 가입을 차단하고 비행청소년 선도 및 학교폭력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얼마전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피해자 학부모 아홉 분과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중 한분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 학부모였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경찰서 자진신고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해 학생에게 한번의 기회를 더 주어 선도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현금을 뺏기고 집단 폭행을 심하게 당했음에도 선처를 원한다니 상당히 뜻밖이었다.

그러나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역시나’ 였다. 피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보복이었다. 만약, 누가 신고한 사실이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당연히 보복이 뒤따른다고 믿고 있었다. 집단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신고에 있어 앞장서길 극도로 꺼리고 있다. 그러니까 학교에서 지도하고 경찰서 신고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이렇게 미온적인 것이 계속 반복되니까 학교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암세포처럼 그늘에서 조직을 키워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이런 심리를 노려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노골적으로 공갈과 협박과 회유를 하는 것은 아닌지?

또 한가지 사실은 정부를 못믿겠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을 뿌리뽑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몇 달 반짝하고 끝나는 것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 동안 정부에서 하는 일이 얼마나 불신을 받아왔는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끝으로 경찰 수사를 못믿겠다는 것이다. 괜히 신고할 경우, 조사과정에서 오라가라 하고 정신적 피해를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또 친구들이 그 사실을 알면 따돌림 당할 것을 걱정, 자진 신고를 주저하고 있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 마음으로서 당연하다고 하겠다.

정부는 매년 정기적으로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보여주기․ 실적쌓기 행사가 아닌 정부의 지속적이고 교육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때다.

피해 신고자의 비밀이 보장되고 피해자가 조사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를 받지 않고 보복범죄의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국민이 정부와 경찰을 100% 믿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아니 학교폭력이 완전히 일소되어 그런 말조차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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