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동안의 공연 무대에서 동료 교원들이 각자 맡은 악기 연주 실력을 발휘하여 아름다운 선율의 화음을 만들어낼 때의 희열이 모든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행복감에 젖어들게 합니다.”
경기도내 교원들 사이에서 ‘음악 전도사’로 이름이 나있는 화성 기안초교 최현주 선생님. 그는 현재 ‘경기교사 실내악단’ 악단장이자 플루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음악을 통하여 메마른 교육현장을 '대화합의 장'으로 바꾸어 놓는 위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학생에게 합창, 합주, 독주 등 음악 특기교사로 활동할 뿐 아니라 동료 교원들을 대상으로 악기 연주를 지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동료 교원들은 그를 일컬어 ‘같이 있으면 즐거움을 알게 해 주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소중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기를 마다 않는다.
그는 수원 신곡초교를 비롯 지난 교직생활 19년동안 모두 6개교에서 근무했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의 자동차에는 어김없이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의 악기들이 함께 했고, 교원 연주동호회가 어김없이 생겨났다. ‘음악 전도사’라는 별칭도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이다.
그의 음악 열정에 동료 교원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끌려 귀를 쫑긋 세우고 연습실 주위를 기웃거리다 하나, 둘 동호회에 가입한다. 그리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아름다운 하모니가 흘러나올 때면 동료 교원들간 갈등과 반목, 어색함은 봄눈 녹듯 사라지고 어느새 교원들의 마음은 하나가 되어 화합을 이룬다.
그러다 보니 교수-학습지도법, 생활지도, 직장생활의 어려움 등이 연주 연습 이후의 화제로 떠오르고 교내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허심탄회한 대화로서 해결되니 관리직도 그를 학교운영의 협조자로 인식하게 되었고 교원 상호간 친목도 도모되면서 그는 경기교육 발전의 작은 밀알이 되고 있다.
그는 음악을 통한 봉사에도 앞장선다. 그의 실내악단을 초청하는 고객층은 대부분 교직에 몸담고 있는 동료 그리고 선배들이다. 교장선생님 정년 퇴임식 축하연주를 비롯해 결혼식, 회갑연 등 동료 교원들의 대소사에 참석하여 기쁨을 두배로 만든다.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 피아노의 소규모 관현악으로 이루어진 ‘경기교사 실내악단’. 모차르트 악보만 있으면 연습 없이 즉시 연주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런 소문이 도내에 퍼지면서 정식 무대에서 마음껏 연주해보라는 단독 공연 추천도 들어오고 있을 정도다.
그는 작년 9월 화성문화예술회관에서의 “함께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 연주회를 잊지 못한다. 이날 좌석을 가득 메운 학생, 학부모, 동료 교원들을 상대로 가곡, 모차르트, 영화음악 모음 등의 아름다운 곡들을 선사해 청중들로부터 감동에 찬 우렁찬 박수 갈채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모두 7회에 걸쳐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그는 “동료 교원들이 연주 동호회를 통해 아름다운 선율을 접하면서 마음의 평정심을 찾아 교육에 더욱 매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며 미소를 짓는다.
그는 수원의 모 성당에서 지휘자로도 8년간 활동하고 있는데 다룰 수 있는 악기만도 피아노, 플룻, 기타, 바이올린, 단소, 오카리나, 팬플룻, 장구, 꽹과리 등…. 모두 수준급이다. “제가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능력은 하나님이 준 달란트”라며 겸손해 한다. 그리고 “음악활동 하는 것이 운명 같다”고도 말한다.
1963년 수원에서 출생한 그는 교직에 몸담은 부모님과 언니의 영향을 받아 인천교대 4년제 첫 졸업생으로 교단에 선 이래 정도(正道), 바른 것을 생각하며 산다고 말한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 편안한 사람, 올곧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그리워한다.
그는 지금도 방학이 싫다. 좋아하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기악부 연주 연습이 있는 날은 출근길이 더욱 가볍다.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