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은 전문직이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교원들은 철저히 전문성을 무시당해 왔다. 필요에 따라 전문성을 인정해 준 경우도 있기는 하다.
교원이 어떤 구설수에 오를 경우, 교원은 전문직이기 때문에 그렇게 교원들이 행동하면 안된다는 논리로 이상한 방향으로 전문성을 인정해 주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교원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또다시 전문성은 온데간데 없이,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밀어 붙이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교육계 뒤흔들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느낌이다.
현실을 무시한 교원평가제 도입, 학교교육을 문제시 하려는 분위기, 학생들의 두발자율화 주장까지 실로 교육현장을 뒤흔드는 분위기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학생들이 주장하면 교육부총리가 만나서 그들의 주장을 듣고 최대한 수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교원들이 주장하면 어떠한가. 자세히 귀담아 듣지 않는다. 오로지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더 밀어붙이려고 한다. 누구 주장은 들어주고, 누구 주장은 들어주지 않는가.
그동안 교원들은 수많은 어려움에도 오직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교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더이상 교원들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전문성을 무시당하고 있다.
변호사, 법무사, 관세사에서 공인중개사에 이르기까지 누구든지 시험에 응시하여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교원은 다르다. 최소한 4년제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을 졸업해야 비로소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게 된다. 그 자격을 얻은 다음에 또다시 시험을 거쳐야만이 교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훌륭히 견디어 낸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 만이 교원이 되는데도 교육당국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즉, 교원의 전문성은 교원이 되는 순간부터 무시당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면 온통 잘못을 교원의 탓으로 돌린다. 그러면서도 잘 할때는 누구도 전문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인다.
무조건적인 개혁을 단행하려는 교육당국, 이제는 믿을 수 없다. 정말 천천히 시간을 갖고 깊이있는 검토를 해야 함에도 그 과정을 생략하려 하고 있다.
정말 답답할 뿐이다.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