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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선생님 이번에는 우리가…

며칠전 밤의 일이다. 자주 접하지 못했던 전화번호로 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자주 접하지는 못했지만, 4년전에 지금의 학교에 부임해서 첫번째로 담임을 했던 녀석의 전화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때는 우리학교가 남·여 공학으로 개편되던 첫 해였다. 1학년은 공학이고 2,3학년은 여학생만 있었다.

첫해에 부임과 함께 바로 3학년 담임을 했었다. 당연히 여학생 뿐이었다. 그동안 교직생활 중 여학생 학급을 담임하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남 ·여 합반의 담임은 많이 했었지만,,,,

그해 2학기에 학급회장 선거에서 유난히 성적이 안좋은 녀석이 부회장에 뽑혔다. 지금은 성적이 안좋은 학생들이 회장이나 부회장을 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 회장, 부회장 중에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집안형편 역시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었다. 집안형편과 학업성적이 서로 맞물리면서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던 녀석인데,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당히 4년제 대학에 합격을 해서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조달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공무원 양성과"라는 특수한 학과였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첫째도 노력, 둘째도 노력을 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30여분이 흐르고 있었다.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였기에 일단 끊으라고 했다. 선생님이 다시 전화를 하겠노라고,, 그랬더니 이녀석 하는말"선생님, 저도 그 정도는 아르바이트로 조달하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작년 스승의 날 즈음해서 보고 1년이 어느덧 지났다. 이번 스승의 날은 일요일 이라서 토요일에 학교로 찾아오겠다고 한다. 그러라고 했다.

전화통화 말미에, "선생님, 이번에는 우리가 선생님 식사 대접할께요. 우리도 아르바이트나 직장생활해서 돈 버는 아이들 많아요."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선생님이 밥 살테니, 그냥 와라. 선생님 토요일에 시간 비워둘테니까..."

"아니예요. 선생님,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뚝"하고 전화가 끊겼다.
말많고 시비많은 스승의 날이지만,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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