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바늘 있어요. 실은요. 스타킹도요"
아침 8시 10분 쯤 교무실로 들어온 어느 여학생의 이야기이다. 가정과 김미강 선생님(46)에게 찾아온 여학생은 그 선생님을 보자, 이런 이야기를 한다. 사실 김미강 선생님에게 오는 학생들은 그 학생 뿐 아니다. 물론 남학생들도 많이 있다.
김 선생님은 항상 큼지막한 종이 함을 하나 가지고 있다. 그 안에는 바늘, 실, 가위 등 바느질에 필요한 물품으로 가득차 있다.
"몇년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학생들이 명찰이 떨어지고, 바지가 조금 터지고, 옷이 조금 찢어지고, 이런일이 자주 있다보니, 준비해둘 필요가 있었어요. 언제든지 찾아와서 빌려쓰도록 하기 위해 준비해 두었어요" 김선생님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그렇게 해도 실제로는 아이들이 하기 어려운 것은 직접 손을 보아 주시기도 한다. 수업하기도 바쁘고 힘든데, 아이들 옷까지 수선해 주는 역할을 자청해서 하시는 것이다.
어떤날은 아이들이 하도 많이 찾아와서 정신이 없을 때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김선생님이 가지고 계시는 품목도 다양해 졌다. 스타킹, 생리대 등도 준비를 해 두고 있다.
"아이들이 필요할때는 나중에 가져온다고 하면서 가져가는데, 회수율은 60%정도 밖에 안됩니다. 떨어지기 전에 제가 다시 채우는 버릇이 생겼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꼭 필요할때 줄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김 선생님은 불편해 하거나 귀찮아 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선생님께 가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빌려가면 꼭 갚아야 하는데, 잘 안될 때도 많습니다. 앞으로는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항상 학생들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있는데, 이런것들은 어떻게 평가할려고 교원평가를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이들을 위해 하는 것은 모두 기록이라도 해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