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두발 자율화 운동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예전에도 그런 주장이 간혹 있었지만, 사회적 관심과 이슈화가 되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른 것 같다.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는가 하면, 교내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기도 한다. 서울 강남의 ○○공업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시위 아닌 시위를 했다고 한다.
두발 자율화 주장에 대한 교육당국의 초기대책이 잘못 세워졌다고 본다. 학생들의 주장에는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와는 거리감이 있는 부분도 상당 부분 있다. 학생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면 압도적으로 두발자율화에 찬성을 할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와 교사를 상대로 조사를 한다면 어떨까. 학생들의 경우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학생들의 인터뷰 과정에서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어버린다. 조금만 길어도..."라는 내용이 나왔다. 그 학교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여러가지로 현실 상황과 비교해보면 거의 그런일은 일어날 수 없다.
실제로 학생들을 지도하다보면, 머리가 정말 보기 싫도록 심하게 자란 경우가 있다. 그런 학생들은 아무리 지도를 해도 듣지 않는다. 교사와 숨바꼭질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심하게 보기 싫다는 것은, 성인들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머리 형태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두발 자율화 문제가 나왔을때, 교육당국에서 학생들의 주장이 옳다는 식으로 대응하지 않았나 싶다. 교육부총리가 학생 대표들을 만난 것이나, 경기도교육청이 도내 모든 중.고교의 학생생활규정에 인권침해 요소가 포함돼 있는지 조사에 나선것과 서울시교육청의 "두발 관련 규정을 재검토해, 학생의견을 반영하도록 개정했다고 지난 10일 밝힌 것 등이 학생들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조치였다고 본다.
현재 학교의 두발규정은 이미,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수렴을 거친후 개정된 것들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의견조사를 하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인권침해 요소가 포함되었는지 조사하는 것도 문제다. 왜 하필이면 이제서 인권침해요소를 조사해야 하는가.
학생들의 주장을 들어주기 이전에 좀더 다양한 의견수렴과 두발자율화를 하기 이전에 전제 조건은 없는지 검토를 했어야 한다. 민주적이고 인권존중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모든 분야에 다 적용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학생들의 두발자율화 주장이 관철되고 나면 머리 염색을 허용해 달라고 또다시 거리로 나설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