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매주 금, 토요일마다 초등학교 학력부진 학생 지도를 나가기 시작한 지 3주째가 되었다. 시작 전 부터 잡음이 많았던 대학생 지도교사제는 우려와는 다르게 잘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봉사활동의 차원에서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학우들의 자세와 부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그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제도 시행 전에 들렸던 잡음 만큼 크게 들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약간의 푸념섞인 말들을 들어보면 과연 대학생 지도교사제가 올바르게 시행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의문을 가지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인 학생 지도 여건이다. 필자가 배정된 학교의 부진 학생은 2명이다. 그러나 어떤 학교는 부진 학생이 10명을 넘어선다. 다수의 학생들을 지도해 본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이 현장 경험이 많은 교사들도 지도하기 힘든 다수의 학생들을 한꺼번에 지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학교마다 부진 학생 지도 담당 교사들이 존재한다지만 실제적인 지도는 전적으로 대학생 지도교사들의 몫이며 담당 교사들의 역활은 극히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1명의 풋내기 지도교사가 다수의 학생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비록 학생들의 수가 소수이더라도 학년이 다른 학생들이 섞여 있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특정 학년을 지도하고 있으면 금세 다른 학년의 학생들이 선생님을 찾는다. 그것 때문에 지도받고 있는 학생들까지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제대로 배우는 학생들은 전무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 온다. 모든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정하기 위해 교재 연구를 할 여건과 능력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대학생 지도교사에게는 교재 선정 또한 애로 사항 중의 하나다.
이쯤 되면 서울시 학력 증진 방안의 하나로 시행되고 있는 대학생 지도교사제가 부진 학생 구제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공부할 분위기조차 조성되지 않은 현실에서 부진 학생들의 부진아 탈출은 불가능하며, 차라리 학생들과 놀아줌으로써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한 한 학생의 말은 대학생 지도교사제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