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모 방송국에서 시묘살이가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다. 시묘살이의 현장이 내가 사는 곳과 그리 멀지 않아 토요일 오후에 애들을 데리고 가보기로 하였으나 애들 말이 자기들은 엄마,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시묘살이를 하지 않는다고 가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씁쓸한 기분은 들었지만 나 자신도 그럴 자신이 없음을 어찌할까?
시묘살이란 부모의 상을 당하여 성분한 다음, 그 서쪽에 여막을 짓고 상주가 3년 동안 사는 일을 시묘라한다. 일반적으로 시묘는 죽은 부모에 대한 가장 효성스러운 행위로 일컬어지고 있다. 부모를 여의면 죄인으로 자처하면서 거친 삼베로 상옷을 지어입고 그 묘소 옆에 여막(움집)을 짓고 3년간 상살이를 하는 것을 도리로 여겼다.
상사시를 3년간 정한 이유는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출산 후 한돌 때까지는 부모의 은혜가 아니면 사람의 구실을 할 수 없다는 견지에서 최소한 3년간은 복을 입어야 도리라고 보는 데 기인한다.
이 시묘제도는 중국의 한(漢)·후한(後漢)·진(晉)때에 행하여졌던 것으로 보인다. 주자는 어머니상을 당했을 때 반곡을 하여 신주를 궤연(죽은 자의 혼령을 위하여 차려놓은 영좌와 그에 딸리 모든 물건)에 모시고 시묘를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몽주에 의하여 시작되었다고 한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벌써 서울, 경기, 인천등지에서 여러분이 와 계셨다. TV를 통해보던 사람을 직접 보니 신기하였다. 그 분의 말씀이 젊은 시절에 부모님과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하겠다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년 동안 준비하였다고 한다. 돈도 모으고 어른들과 문헌을 찾아 시묘살이 하는 방법 등을 익히고 준비하였단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모두에게 시묘살이를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효 교육을 무척 강조하고 있다. 주말에 애들과 함께 가본다면 아주 좋은 산교육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