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반에서 한 녀석을 전출 시켰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출을 간 것이다. 물론 학교에서 전출을 인위적으로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소한 중학교에서는...
올해초 담임을 맡아서 학생들과 깊이있는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자연히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 놓는 학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한 녀석이 바로 오늘 전출을 간 녀석이다.
이야기끝에 그 녀석이 1학년 말에 지방에서 서울로 전입을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버지가 안계시고 어머니와 생활하는데, 어머니의 교육열이 매우 높아서 서울에 가서 공부를 하라고 보냈다고 했다.
서울에는 연고가 없는 상태였지만 사촌언니가 직장을 다니면서 생활하는 곳이 현재 우리학교의 근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이 녀석의 서울 생활이 시작되었다.
6개월을 조금 넘긴 요즈음. 그 사촌언니와 갈등이 심화되어 이 녀석이 집을 나와 버렸다. 친구집에서 신세를 졌지만 더이상 그것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은 오늘 어머니가 시골에서 올라왔다. 이녀석의 서울 생활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더이상 친구집에서 신세지는 일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시골로 다시 전출을 보내면서 담임으로서 마음이 많이 착찹했다. 지금껏 여러명을 전출 보냈지만 이번처럼 마음이 안좋은 경우는 정말 없었다. 그 녀석이 과연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자칫 적응을 잘 못한다면....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 와중에도 그 어머니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선생님, 우리 아이 내년이면 다시 또 전학 올 것입니다. 저는 우리아이를 꼭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도록 할 것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좋은 대학 보낼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