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도 초순을 지나 중순으로 서서히 치닫고 있다. 그와 함께 더위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다. 필자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와 현재의 학교를 비교해 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학교의 냉방시설이다. 자연의 바람이 가장 좋긴 하지만 자연의 바람으로 더위를 이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예전과 비교하면 선풍기를 2-3개씩 교실에 설치하였기에 분명 환경개선이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환경이 개선되었지만 그 환경개선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땀 흘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볼 때나 더위에 지쳐 졸음을 참지 못하는 상황을 볼 때는 뭔가 쾌적한 분위기를 위한 환경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에어콘 시설이 되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아직도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다. 선풍기가 설치된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학원에 가면 모두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는데, 학교에는 에어콘이 없어 적응이 잘 안된다."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모든 학생이 학원에 다니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학교의 냉방 시설은 더욱더 필요한 것이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그래도 쾌적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전적으로 학교공부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냉방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도 없지만, 만일 설치한다 하더라도 그 많은 전기요금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중학교 행정실장의 이야기이다. 이 말 속에는 에어콘을 어떻게든지 설치를 할 수는 있지만, 전기요금 때문에 설치를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선생님? 교무실에는 에어콘이 있는데 왜 교실에는 에어콘이 없을까요. 교실에도 에어콘 설치해 주세요." 학생들의 이야기가 왠지 마음에 걸린다.
쾌적하고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육당국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