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지역 초등학교 학생의 80% 이상이 학교교육의 보충과 특기·적성을 위해 방과후에 사교육기관에서 과외를 받고 있으며, 대다수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과외비로 인해 가계에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방과 후 학교시설을 활용, 학생들의 소질개발 및 창의성 교육을 활성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교육 기관인 학교를 통하여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국가 전체로 볼 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사교육은 정상적인 공교육을 따라가는데 필요한 학습 결손을 보충하거나 다른 학생과 차별화되는 특기·적성을 계발하는 등 공교육에서 부담하기 어려운 부분을 담당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도 동의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 연구기관에서 발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본질과 수단, 앞과 뒤가 뒤바꾸었다는 느낌을 떨치기 힘든 양상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최근 3-4년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사교육비의 경감을 목적으로 실시한 방과후 교실, 혹은 방과후 교육활동은 일정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방과후 활동을 실시하는 학교들에서는 정해진 시간 이후에도 아동들에게 특기적성 신장의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에게는 부모의 귀가시간까지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보육의 기능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일련의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과후 교육활동의 노력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원인은 대체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고, 둘째는 학교의 방과후 교육활동을 담당한 교사들의 공감대가 낮다는 점이다. 전자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후자의 경우는 특기·적성 교육활동을 담당하는 주체가 학교이다 보니 강사의 선정과 보수 지급, 수강신청 등에 대한 일체의 업무를 교사가 맡게 되고 그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에 대한 저항이 심각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방과후 교육활동의 긍정적인 의미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고,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방과후 교육활동의 업무를 보조할 수 있는 체제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방과후 학교'도 운영되고 있다. 이것은 현행 방과후 교실, 특기·적성교육, 수준별 보충학습 등의 운영체제를 확대·개방하여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체제이다. 그 추진배경은 첫째, 현행 방과후 교육활동 운영체제로는 다양한 과외욕구 해소에 한계가 있고 소외계측자녀에 대한 교육기회 확대 등이 주요한 추진배경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여성 인력의 사회적 진출 확대로 학교에 보육기능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발전적 교육체제 구현도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일부학교에서 추진하는 방과후 교실이나 학교는 저학년 학생들의 보육이나 더 나아가 학습지도와 특기적성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운영재정 지원은 저 소득층 자녀는 국가에서 지원해 주고 일반자녀들은 수요자 부담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도교사는 단위학교 교사들이 주축이 되고 일부학교는 복지사를 채용하여 보수를 주며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의 업무가 더욱 가중되어 본래의 교육활동에 전념 할 수 없어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이왕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운영하려면 학교현장의 인적 물적 여건을 확충하고 그 대상도 저소득층 자녀, 맞벌이 부부 자녀의 나홀로 학생, 희망하는 모든 학생으로 하되, 운영담당도 학부모나 비영리 단체에서 운영하고, 학교는 시설만 제공하는 방식이 가장 좋을 것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을 때는 교사들에게 업무만 가중시키고 그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