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사교육비가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1인당 지출은 오히려 늘어나 교육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3일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27조5000억 원으로 전년(29조2000억 원)보다 5.7%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교육비 총액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규모 자체는 2007년 조사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학생 수는 502만 명으로 전년보다 약 12만 명(2.3%) 감소했다. 특히 사교육 참여 비중이 높은 초등학생이 약 15만 명 줄어 전체 사교육비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은 초등학교가 12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학교는 7조6000억 원으로 3.2%, 고등학교는 7조8000억 원으로 4.3% 각각 감소했다.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 시간도 함께 줄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75.7%로 전년보다 4.3%포인트 낮아졌고 주당 평균 참여 시간도 7.1시간으로 0.4시간 감소했다. 전체 학생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8000원으로 3.5% 줄었다.
하지만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달랐다.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지출은 60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2.0%포인트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60만 원대를 기록했다. 월평균 사교육비 10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학생 비중도 11.6%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사교육을 받지 않거나 월 20만 원 미만을 지출하는 구간도 확대돼 사교육 지출이 양극단으로 갈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가구 소득에 따른 격차 역시 여전히 컸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6만2000원으로 나타났으며 300만 원 미만 가구는 19만2000원으로 약 3.4배 차이를 보였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고소득 가구는 84.9%에 달했지만 저소득 가구는 52.8%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6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경기(49만9000원), 세종(45만8000원) 순이었다. 전남은 30만9000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국교총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사교육비 총액 감소만으로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학생 수 감소 영향이 큰 상황에서 총액 감소를 정책 성과로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교총은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지출이 늘고 소득 격차에 따른 사교육비 차이가 확대되는 것은 교육 불평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교육 경쟁력 강화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2016년 사교육비 총액이 18조1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27조5000억 원으로 50%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며 “사교육 의존 구조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사교육비 총액이 일부 감소했다고 해서 교육 현장의 부담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교원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줄이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