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중학교에서도 휴직교사를 대신할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특히 기간이 길지 않은 경우의 기간제 교사는 모셔와야 하는 형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길지 않은 기간의 기간제 교사는 주로 명예퇴직한 전직 교사를 모셔오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젊은층은 임용고사 준비를 위해 기간제 교사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관내 학교에도 명예퇴직한 기간제 교사들이 상당수 있다. 최근에 이들 기간제교사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화 중에 의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미 명예퇴직을 했기 때문에 교직에 대한 더 이상의 미련은 없고 그냥 학생들과 대화하고 가르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퇴직하고 집에서 지내려니 좀 답답하기도 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서 기간제 교사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중 한 선생님의 말씀은 현재 우리 교직 사회를 잘 대변해 주는 이야기였다. "수업 아무리 잘 하고 학교 결근 안 하고 아이들 위해 별짓을 다해도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그렇게 열심히 해도 결과는 아무것도 없어요. 다만 확실히 나타나는 결과는 하나 있더라고요. 나이 먹고 늙어 가니까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다는 것뿐입니다."
"교감, 교장 승진 못하면 그냥 능력없는 교사로 보일 뿐입니다. 정말 아이들 위해서 최선을 다한 교사라고 기억해 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선생님도 더 나이 먹기 전에 수업 잘할 생각만 하지 말고 개인적인 일도 좀 하세요."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현재 우리의 교직사회는 뭔가 크게 잘못된 구조에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다.
그 선생님은 젊었을 때는 정말 집에 일찍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같이 나오셨던 선생님들이 인정하는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승진에서 멀어지고 아이들만 위해서 노력하는 교사는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 "그래도요. 후회하거나 아쉬운 것은 없어요. 교사가 아이들 열심히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가장 좋은 보람 아니겠어요? 아이들 없는 학교가 존재할 수 있나요. 아이들이 없는데 교사가 존재할 수 있나요. 아이들 잘 지도하는 교사가 가장 훌륭한 교사입니다. 언젠가는 이런 교사들이 우대받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