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기능직 공무원 호칭 개선'인데, 공문 발송 체계를 보니 대통령 비서실->교육부->도교육청->지역교육청->학교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1. 총무과 -6615(2005.6.16)호의 관련입니다. 2. 각급 학교에 근무하는 직원들 상호간 신뢰하고 예의를 갖춘 호칭의 사용으로 직장 분위기 활성화 및 기능직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하여 기능직 공무원도 다른 동료들과 같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려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민원이 대통령 비서실에 제출되어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여 온 바, 3. 각급 학교장은 소속 직원들의 직장교육 등을 통하여 직원 상호간 서로 신뢰하고 서로 인격 존중이 내포된 호칭의 사용으로 건전한 공직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문 문구상으로 대통령 비서실과 이첩 기관의 빠질 구멍은 교묘히 마련해 놓았다. "기능직"을 "선생님"으로 바꾸어 부르라는 직접적인 지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몇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이첩할 것이 따로 있지 민원이면 내용의 적절성 여부도 판단 않고 이첩하는지, 현재 "기사님"이라는 호칭이 있는데 "선생님"으로 바꾸면 행정실 직원, 영양사, 조리사, 당직 경비원 모두 "선생님"으로 바꾸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선생님" 명칭을 이렇게 남발해도 되는지, "선생님"으로 호칭을 바꿀 경우, 언어 혼란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회 혼란과 문제점은 생각해 보았는지, 그렇게 만만한 게 "선생님"인지, "기사님"이라는 호칭 때문에 직원들 상호간 신뢰를 해치고 예의가 없어지며 인격 훼손이 일어나는지 말이다.
여하튼 웃기는 정부에, 기가 막힌 대통령 비서실이다. 그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공문을 이첩했을까? 참여정부의 정상적인, 열린 사고라고 이해하고 싶지만 리포터는 자꾸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참 이상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