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었다는 기상대의 발표가 있었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남쪽의 무더운 공기와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서 나타나는 것이 장마전선이다. 올해도 예외없이 장마는 시작되었다.
장마가 시작되면 농촌은 물론 도심의 상습침수지역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진다면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사전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책이 많다.
학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저지대에 위치한 학교들은 항상 장마비에 대한 피해예방에 노력하게 된다. 또 학교는 수해가 발생하면 이재민(罹災民)의 대피장소로도 이용되기 때문에 더욱더 철저한 예방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대책보다 더욱더 심각한 것을 당국에서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학교의 운동장 문제이다. 날씨가 건조하면 심한 먼지 발생으로 학생은 물론 교사들의 건강에 상당한 악영향을 주게 된다.
요즈음 같이 장마가 시작되면 잘 빠지지 않는 빗물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된다. 애초부터 배수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학교의 운동장은 체육시간에 학생들의 교실이다. 이런 교실이 장마가 지속되면서 물에 잠겨 버리게 된다. 내린 비가 완전히 빠져나가려면 적어도 이틀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아마도 전국의 대부분 학교가 같은 사정일 것이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어쩔수 없이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비가 그친 후에는 운동장에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잘 빠지지 않는 빗물은 체육 수업을 방해하게 된다. 특히 체육교사들은 교실에서의 수업이 익숙하지 않아 운동장 상태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K중학교 K교사(42세, 남)는 "운동장은 우리 체육교사들의 교실인데, 비가 조금만 와도 물이 잘 안빠져 고생이고, 날이 좀 건조하면 먼지 마시는 것이 일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소한 것 같지만 교육당국의 의식전환이 매우 필요하다. 큰 예산을 들이지 않더라도 배수문제와 먼지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 할 수 있을 것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학교 Y교사(40세)는 "체육관이 있는 학교는 사정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는 문제가 많다. 전반적인 배수문제와 스프링 쿨러 등 먼지발생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교육당국의 성의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체육시간의 교실, 바로 운동장이다. 운동장 사정을 좀더 개선하여 질적인 학교 체육수업이 이루어지도록 당국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