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잘 본 모양이구나. 아니면 무슨 좋은 일이라도,,,", "아니요. 시험은 그럭저럭 봤지만 만족하지 못해요. 다음에 더 잘 봐야지요.", "그럼 시험말고 뭐 좋은 일이라도 있는 모양이구나." ,"선생님 무슨 일인지 맞춰 보세요?", "글쎄, ???"
"선생님, 전에 코요테 좋아한다고 하셨었죠? 오늘 우리 아이 콘서트 보러가요. 거기에 코요테도 온다고 해서...." "그러니. 그런데 선생님 한테는 왜?" ,"왜 옛날에 그러셨잖아요. 나중에 혹시 코요테 보면 사인 좀 받아오라고,,,, 그것이 아직도 유효한지 궁금해서요." ,"그럼, 유효하지." "사인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노력해 볼께요."
그제서야 조금 감이 잡혔다. 요즈음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수나 노래를 모르면 도통 대화가 되지 않길래, 우리 큰녀석한테 조금 코치를 받아서 대충은 요즈음 가수와 노래를 알아 두었지만, 그것이 한참 전이라서 이미 시대에 좀 뒤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였다.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쥬얼리, 별, 신화 등등을 아는 척하면 아이들이 "선생님 정말 대단하시네요"라는 말을 듣곤했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시험 때문에 울상이 되기 일쑤였고,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느라고 피곤하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하던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나자마자 언제 힘들고 피곤했었느냐는 듯이 콘서트 관람을 간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밝은 모습으로..
어찌보면 아이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렇게 기분을 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즈음 아이들에게 정서고 뭐고 없다고 인식하고 살아가는 기성세대들이지만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은 인식을 바꿔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매일 학원 가서 공부하느라 스트레스 많이 받고 공부로 인한 압박감을 가진 것 같았는데,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것을 밝견한 것이다.
역시 아이들,,, 그래도 그들에게도 뭔가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있는 모양이다. 돌아서서 나가는 아이들의 표정이 무척 밝고 명랑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