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는 오늘자 조선일보 2면 기사를 읽었다. 제목은 “미국 개입 안했다면 한국戰 빨리 끝나, 사상자도 적었을 것… 맥아더는 원수”라고 달고 있고 부제는 "강정구 교수 발언 파문"이다. 강 교수(동국대)는 2001년 김일성 생가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 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라는 글을 남겼던 사람이다. 그의 주장은 ‘6·25는 통일전쟁, 미국은 생명 앗아간 원수’, ‘6·25전쟁은 북한의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것이다.
리포터는 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일일이 논박하고 싶지 않다. 논박할 가치도 못 느끼기 때문이다. 그의 편협한 사고를 지적하며 잘못을 논하고 싶지도 않다. 그에게는 다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기사를 읽고 느낀 점은 이렇다. 아무리 코드 사회라 하지만, 친노(親盧)가 큰소리 치는 세상이라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이것은 아닌데…’ 라며 고개를 가로젓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 제헌절 인천 자유공원에서는 맥아더 동상을 두고 이념 충돌이 일어났다. 보수단체의 ‘사수하자’와 친북․반미단체의 ‘철거하라’가 험악한 상황까지 간 것으로 알고 있다. 구호 싸움도 과격하였는데 보수단체는 ‘공산세력 막아낸 맥아더 동상 사수하자’, ‘한국의 은인 맥아더 동상 지켜내자’이고 친북․반미단체는 ‘맥아더는 우리나라를 분단시킨 점령군일 뿐’, ‘양키에게 속아서 거짓된 현대사를 배우고 가르쳐 왔다’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분열되어 있는가를 단적으로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강 교수 주장을 보면서 30년 가까이 교단에 몸담고 있는 리포터는 이념 논쟁에 끼어들고 싶지도 않고 정신만 멍해져 혀를 차고 있다. 어이가 없을 뿐이다. 북한만을 대변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강교수에게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해악이 두렵다.
‘대한민국호, 과연 올바른 길로 항해하고 있는가?’ 암담한 마음으로 나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