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교육에 더욱 관심이 많아졌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항상 교육과 연관시켜 보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 카메라를 직접 구입하고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소재를 궁리하게까지 되었다.
방학 기간중 60여명 선생님한테 온 편지 더미를 보고 문득, '학생들이 선생님한테 보낸 편지를 찍어 답장과 학생들에게 관심을 촉구하는 기사'를 쓰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무실에 근무하는 공익요원에게 그 많은 편지 중에서 학생이 선생님께 보낸 편지를 선별하도록 부탁했다. 약 30분 뒤 응답이 왔다.
"선생님한테 온 편지가 한 통도 없어요"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세상이 바뀌어도 너무 빨리 변했네….'
우리 생활에서 펜으로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 일이 사라진 것이다. 하기야 놀랄 일도 아니다. 대체 수단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 문자 메시지, 전화, 홈페이지 게시판 등. 그러고 보니 학생들에게 나가는 방학 중 생활안내에 학교주소, 담임 집주소가 빠지고 학교 전화번호와 홈페이지, 담임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대체되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아내에게 조언을 구하니 '편지가 없어진 지 벌써 몇 년이 되었다'고 시대 흐름을 간파하지 못한 나를 애처롭게 바라본다. 그렇다. 내가 구세대인이 되고 말았다. 교사 시절, 방학 때 학생들로 편지 받고 답장 쓰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었고 교직의 보람이었었는데…. 그것이 하나의 인성교육이고 생활지도고 소중한 인간관계 맺기였는데…. 결국, 나의 시도는 '혼자만의 어이없는 표정 짓기'로 끝나고 말았다.
세월의 흐름과 변화는 막을 수 없지만, 빠르고 즉답적인 세상이 되었지만 그러나 리포터는 그 시절이 그립다. 선생님의 집 주소를 기록하고 방학 중 소식을 편지지에 자기 글씨체로 자기의 마음을 적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고 그리고 답장을 기다리는 마음. 학생들로부터 온 편지 통수와 그 내용을 읽고 한 학기를 반성해 보는 선생님과 답장을 쓰면서 학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다음 학기를 구상하는 선생님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