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인즉, 학기중 중간 발령으로 제자들과의 이별의 아쉬움, 죄책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 등을 피력하며 교육과정 운영상, 학교운영상의 비효율성을 없애려면 교원정년과 인사를 학년말 1회로 하자는 것이다.
이 의견이 엉뚱하다고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고 본다. 중견교사 이상으로 교직 생활 10년 이상인 교사라면, 본의 아니게 중간발령 1회라도 경험 있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교사 시절, 정기인사이긴 하지만 9월1일자 발령으로 담임반 학생들과 담당한 교과 학생들, 동료 선생님, 학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미안함에, 죄책감에 사로잡혀, 양심에 떳떳하지 못하여, 고개를 숙이고 송별회에 참석하고 이임인사를 한 추억이 두 차례 있다.
한 번은 20년전 초등에서 중등으로 전직할 때 S초교 4학년 2반 어린이들과의 이별. 1학기를 마치고 당연히 2학기를 맡아야 했으나 중학교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그 당시 중등교원이 많이 모자랐지만 그렇게 빨리 발령이 날 줄은 미처 몰랐다. 반 어린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선생님, 떠나지 마세요” 라고 쓴 글을 읽으니 눈물이 앞을 가렸고, 애처로운 그들의 눈빛을 보니 목이 메어 더 이상 수업을 할 수 없었다.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거나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다.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이기심에 어린이를 희생시킨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또 한 번은 6년전 중등교사에서 장학사로 전직 발령을 받았을 때, G중학교 1학년 1반 학생들. 6개월만의 헤어짐에 학부모로부터 차마 축하 인사를 받는 것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6개월 늦더라도 차라리 다음해 3월 발령이 떳떳하고 당당하다고 생각하였다.
그 두 번의 맺힌 응어리가 그 당시 대략 3-4년 동안 지속되었고 지금까지도 해당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자기 앞길을 위하여 학생들을 저버린 교사’라는 자책감이 드는 것이다.
이찬재 리포터는 대안까지 제안하였다. 부득이 중간발령 요인이 발생하면 기간제 교사로 대체하자고…. 오랜 관행이나 제도, 법을 고쳐야 한다면 고치자고…. 모두 맞는 말이다. 좋은 의견 제시라고 생각한다. 교원단체와 교육부가 생각을 바꾸어 교육공무원법 등 교육관계 법령을 손대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고 본다.
국회와 교총에서 교원정년 1년 연장, 정년환원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교육을 진정코 생각한다면 이에 앞서 ‘교원 학년말인사 1회'를 공론화하고 입법화하였으면 한다. 공교육 신뢰 회복, 책임교육 차원에서 주저할 이유가 없다. 시도교육청 인사업무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중간 발령으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학교의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가 바로 학창시절 아닌가! 선생님들도 진정 학생을 위하고 교육을 위한 일에는 반대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이찬재 리포터의 글, 가슴에 와 닿는다. 담임교체, 교원전보, 정년퇴직 등을 학년말 1회로 하는 것에 찬성한다. ‘교원 학년말인사 1회(=9.1자 인사 및 중간발령 없애기)’ 공론화! 이 참에 전국의 교원과 한교닷컴 애독자의 의견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