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나라 말보다도 우수하며 과학적인 문자를 갖고 있다는 국가의 아이들이 제 나라 말보다 영어 배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물론 언어의 수월성이 반드시 언어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모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마저 조기 영어교육의 열풍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를 흔히 지식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지식 정보화의 우열은 기본적으로 언어의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약육강식의 원리가 적용되는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언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약자가 강자에게 예속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소멸되고 만다.
유네스코는 현재 2500개의 언어가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100년 후에는 90% 이상의 언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으며, 유감스럽게도 그 속에는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는 지금 자국의 문화적 생존을 걸고 총성없는 `언어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한국어의 경쟁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문자가 있다.
미국의 명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글이야말로 가장 과학적인 세계 알파벳이라고 극찬하였으며, 유네스코는 지구상의 문맹퇴치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의 이름을 세종대왕상으로 명명하였고, 1997년에는 한글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한글의 우수성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 언어학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로 한글을 선정한바 있고, 몇 년전 프랑스에서 개최된 세계언어학자회의에서는 한글을 공용어로 지정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평소 생활에서부터 우리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한국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한국어를 아끼고 사랑하자는 애국적 차원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우리 언어를 세계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전략 수립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의 세계화는 곧 세계속에 우리 민족의 정신을 전파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언어의 경쟁력이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보면, 지금과 같이 제 나라 언어의 소중함을 모르고 어릴 때부터 영어 배우기에 열중한다면 우리말은 얼마 못가 영어에 점령당하고 말 것이다. 세계적인 학자들은 이미 외국어 조기교육의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언어의 소멸은 문화의 소멸이요, 문화의 소멸은 민족 정체성의 소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를 아끼고 사랑하며 발전시키는 일은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제라도 우리말과 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 세계적인 언어로 발전시켜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