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동안에 일독을 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책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들르는 것처럼 일상이 된 공병호 연구소에서 만나는 칼럼과 서평으로 낯익은 책을 책방에서 만났을 때, 오래전 친구를 만나는 것같은 친숙함으로 다가온 책이다. 한 경제학자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내게는 늘 도전해 보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다.
미래의 화두가 '창의성'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개인이건 회사이건, 국가이건 간에 남과 다르지 않고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체제가 아니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가장 변화무쌍한 생명력을 지닌 젊은이들을 앞에서 인도해야할 선생님들의 사고는 어떤 집단보다 더 창의적이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과거를 답습하고, 권위를 내세우며, 경직된 질서만을 고집하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세대를 인도할 가치로서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엄격한 도덕률과 높은 정신 세계를 지향하면서도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행동으로 옮길 수있는 젊은 그들과 함께 발을 담글 수 있는 유연한 사고 방식의 소유자가 될 수 있을 때 '스승'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 책이다.
이 책은 '창의적인 내가 되고 싶다'는 화두 아래, 국내에 출간되었던 창의력과 두뇌 관련 명저들 16권을 모아 분석, 정리한 가이드북이다. '창의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첨예한 관심사로 대두되는 요즘, 어떻게 하면 좀더 창의적일 수 있는지, 나의 창의력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시각에서의 비법들을 정리한 책이다. 창의력의 핵심인 '두뇌'에 대한 분석을 빼놓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국적이 다르고 학자, 비즈니스 맨, 컨설턴트 등 전문 분야도 다른 저자들의 16권이 결국 '창의력 개발법'에 대해 비슷한 결론을 내놓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더 이상 친절할 수 없는 독서 가이드로서 독서노트의 특징은 두 가지이다.
첫째,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에 매여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처럼 초고속 변화의 시대에 독서의 필요는 더욱 절실해졌지만 읽을 시간은 점점 없어진다. 그렇게 바쁜 현대인들의 독서를 위해 저자가 독자대신 먼저 읽은 16권의 전문서적을 요약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첨가하여, 핵심 내용 20%를 소개하고 나머지 80%는 숙제로 남긴다.
둘째, 이 책은 차례에 상관없이 4개의 부 '아이디어', '창조적 사고', '뇌의 비밀', '창의력 공장' 등에서 관심있는 주제부터 골라 읽어볼 수 있다. 바쁜 시간 틈틈이 책을 읽어야하는 대부분의 현대 직장인들에게 자극과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또한 책 한 권을 붙들고 앞 부분만 반복해 읽다가 결국은 덮어버리는 요령 없는 독서가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주제별 책읽기의 재미도 선사한다.
나는 특히 '뇌의 비밀'이 담긴 3부를 가장 많이 읽고 좋아했다. 교실의 아이들에게 적용해보는데 매우 좋은 자료들을 담고 있어서다. 여기에서는 '쓰면 쓸수록 좋아지는 머리'라는 주제로 서유헌의 <뇌를 알고 쓰자>를 소개하여 뇌에 대한 기본 상식을 넓혀준다. 특히 '뇌를 보존하는 방법'에서는 히루야마 시게오의 <뇌내혁명>을 통해서 뇌속에 담긴 엄청난 비밀을 소개한다.
일반인들도 익숙한 용어인 아드레날린과 베타 엔돌핀의 비밀을 풀어서 실제 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선생님이나 부모가 꼭 알고 넘어가야 할 훌륭한 지침들을 내면화 시킬 수 있다면 결코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유용한 정보들이 넘친다.
나는 2학기에 들어서면서 이 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아이들의 뇌를 깨우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독서와 사색하게 하기, 뇌에 좋은 음식, 긍정적인 습관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 칭찬의 미학을 현장에서 실천하며 아이들에게 생기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만 존재하는 이론은 죽은 지식이다. 옳다고 여기고 감동을 받은 좋은 이야기들은 가소성이 풍부하고 스펀지처럼 흡수력이 뛰어난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이 먼저 태어난 내가 해야할 몫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내 봉급의 10% 이상을 책을 사는데 투자하지 못하는 인색한 선생이지만 의지만은 결코 꺾고 싶지 않다.
아이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일, 긴장감을 풀어주는 일, 뇌내 모르핀을 활성화시켜주는 일, 뇌를 보존해 주는 식생활을 알게 해주는 일들은 결코 뒤로 미룰 수 없는 임을 깨닫게 해준 이 책을 만난 것에 감사하며 방바닥에 드러누워 두번째 완독을 마치는 일요일의 여유를 책에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