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작성하면 도대체 수업은 언제하고…’ ‘엉, 2시까지 보고인데 공문 접수가 3시에 되었네?’ ‘국회의원이 교육 말아먹고 있네’ ‘이 자료 갖다가 어디다 쓰려고 그러지?’ ’혹시 의원들 실적 올리려고 그러는 것 아냐?’ ‘이 자료 검토도 안 하고 쓰레기통으로 갈 줄도 몰라’ ‘전에 보고했는데 또 요구를 하네…’ ‘지역교육청이나 도교육청, 교육부에 이 자료가 있을텐데…’
뜬금없이 무슨 소리? 과다한 국감 자료를 요구받고 그것을 작성하면서 내뱉은 일선 학교 선생님들의 반응이다.
좀 더 적극적인 선생님은 이렇게 나온다. “일선 학교에서 국회의원에게 항의 전화 한 번씩만 해도 이런 요구 멈출 텐데…” “이렇게 쓸데없는(?) 자료 요구한 국회의원 기억했다가 낙선시키자”
보다 못해 교총은 국회에 무차별적 과다한 국감자료 요구 행태를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국회 교육위원, 교육부, 시․도 교육청 등에 보낸 개선 요구서에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일선 학교가 무리한 자료 요구에 쫓겨 정상 수업에 차질을 빚는 일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제출 시간이 촉박한 자료 요구, 포괄적인 내용의 무더기 자료 요구, 중복 자료 요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국감자료를 준비하다가 수업결손을 가져온다. 교사들이 본업을 소홀히 하는 원인 제공을 국회의원들이 버젓이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알면 노발대발할 것이다. 국회의원 때문에 내 자식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지역교육청과 각 시도교육청은 자료를 취합하느라, 보고시간에 대느라 야근하기가 일쑤다. 이 같은 행태가 몇 년간 계속 되었는데도 개선되지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그 자료가 정확할까? 미심쩍기 그지 없다. ‘눈감고 야옹하기’ ‘대강 정확히 하라’ ‘해당사항 없음으로 보고하기’ 등으로 이에 대응하는 선생님들의 정서가 좋지 않다. 불만이 팽배해 있다. ‘기한내 미제출 시 해당 없음으로 간주’ ‘해당 없는 학교는 제출하지 말 것’ 문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국회의원들에게 당부한다. 일하는 척(?)하지 말고, 평상 시 열심히 일하고…. 괜히 쓸데 없는 자료 요구해서 선생님들로부터 비아냥 소리 듣지 말고, 정치 불신 가속화시키지 말고…. 학교 현장의 가려운 곳 긁어 주고,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그 마음을 제대로 읽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