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주호 위원은 18일 초.중.고 컴퓨터 담당 교사 9117명의 전공 및 자격증과 최근 5년간 직무연수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대학에서 컴퓨터와 관련없는 교과를 전공하고 자격증(정보컴퓨터)도 없는 교사가 6045명(66%)에 달한다고 한다.
이것은 전국 초.중.고교 컴퓨터과목 담당 교사들 가운데 10명 중 6명꼴 이상은 비전공자인 것으로 나타나 전문성 부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리포터는 "전문성 부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컴퓨터 담당뿐 아니라 다른 교과도 대학에서 해당 과목을 전공한 교사가 담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컴퓨터 교과는 그와는 좀더 성격이 다르다.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있어서 컴퓨터와 관련된 자격증(정보컴퓨터)이 있어야만 전문성이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의 타당성은 있지만 꼭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
컴퓨터 과목은 다른 과목과 달리 많은 교사들이 어느정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 중에서는 컴퓨터를 전공한 교사보다 도리어 전문성 측면에서 우수한 교사들이 있다.
이들 교사들이 대체로 일선학교에서 컴퓨터 교과를 담당하고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최소한 학생들보다는 컴퓨터관련 지식 및 기능을 훨씬 더 갖추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각 학교의 교육정보부장을 맡고 있는 많은 교사들 중에도 컴퓨터 관련 교과를 전공하지 않은 교사들이 상당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전문성은 학교 내의 교육정보관련 업무를 처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단순히 컴퓨터 교과담당교사들의 전문성부족을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비전공자라도 그동안 컴퓨터 교과 전공교사 이상으로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다른 과목도 사정은 비슷하다. 예를 들어 과학교과나 사회교과의 경우 생물, 물리, 화학, 지리, 역사등을 전공한 교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과학교육과 사회교육을 전공한 교사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이들이 전문성이 부족한가. 그렇지 않다. 연수를 통해서 충분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선 학교에서 비전공자가 컴퓨터를 담당하는 이유가 또 있다. 컴퓨터 담당교사를 임용하게 되면 그 교사는 컴퓨터 교과만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학교의 교원수급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컴퓨터 교과담당을 임용하게 되면 다른교과 담당교사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 컴퓨터를 모든 학년이 다 이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정한 학년만이 컴퓨터를 이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교과 전공교사들 중 컴퓨터관련 전문성을 확보한 교사가 컴퓨터교과를 담당하게 되면 학교측에서는 교원수급에 숨통을 틀수 있고 컴퓨터를 전공한 교사에 버금가는 전문성있는 교사가 컴퓨터교과를 담당하는 이중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여기서 타교과 전공자 중 공대 계통의 전공자가 아닌 것도 문제로 지적하였는데, 현재는 수학, 과학 등의 교과담당교사도 컴퓨터 교과전공자에 비해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다. 꼭 공대 계통의 전공자가 컴퓨터 교과를 담당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는 것이다.
만일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면 학급당 교사배치기준을 더 높여서 컴퓨터 교사를 충원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그렇게 한다면 각급 학교에서는 컴퓨터 전공교사를 배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교사배치기준을 그대로 두고 전문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좀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더 급선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