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사 년 전쯤 선생님 한 분이 교정 한 켠에 심어 놓았던 무화과 나무가 한 여름의 무더위를 이기고 풍성한 열매를 맺어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흐믓하게 하고 있습니다. '無花果'라는 글자가 나타내듯이, 무화과 나무는 꽃이 피지 않고 열매만 달리는 식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다른 식물들처럼 화려한 꽃을 피워 열매를 맺지는 않지만, 나무 자체에 내재한 강인한 생명력을 통하여 열매를 맺는 과정은 제자를 가르치는 스승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꽃처럼 화려하게 드러날 수는 있어도 가르치는 스승은 결코 화려하게 드러나지 않는 법입니다.
스승은 다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제자를 가르치고 인도함으로써 사회의 동량지재로 우뚝 설 때까지 자신을 희생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