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2일)는 참 우울한 날이었다. 계발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학교로 간 우리 학교 6학년 아이가 축구부 활동을 하다 팔목을 다치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내가 맡은 문예부 수업을 마쳐갈 즈음 연락을 받고 병원을 찾아 동분서주했던 시간. 제발 많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소규모 학교 협동학습의 일환으로 금년에 처음 도입된 3개 학교 연합 계발 활동으로 다른 학교를 찾아가서 친구들을 만나 좋아하는 부서에 들어가 열심히 뛰던 하늘이였다. 또한 우리 분교에서 근무한 3년 이래로 처음 당한 사고라서 여간 힘든 하루였다.
다행히 손목 부상으로 한달 동안만 고생하면 나을 수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늘 이렇게 물가에 내놓은 것처럼 불안하게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 건강의 소중함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하늘이는 잠시 나마 건강한 육체로 태어난 자신의 몸을 돌아보며 깊이 감사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더불어 장애우들이 갖는 고통과 어려움을 스스로 체험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된다면 다친 경험도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난 자신의 몸을 더욱 사랑하고 장애우들의 힘든 삶을 이해하는 귀한 시간으로 한 달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당장 오늘부터 불편한 오른 손때문에 가족들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으니, 사람은 늘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고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리라.
이 세상엔 어느 것 한 가지도 공짜가 없다. 비록 작은 실수로 손목을 다쳐 한 달 동안 고생을 하지만 그만큼 깨닫는 것도 있으니 합해 놓고 보면 결코 손해가 아니다.
이 가을에 교정에 가득 핀 가을 꽃들도 땅에 떨어진 그 순간부터 꽃을 피우는 이 순간까지 한 시도 멈추지 않고 자신이 서야할 자리에서 비바람을 이기고 꽃대를 올린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실패와 실수의 경험을 딛고 일어서서 자신만의 향기를 갖는 아름다운 꽃으로 피기를!
하늘이가 다쳐서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잠시 침울해졌지만 , 아프면서 크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을 어쩌랴. 더 조심하고 낮아져야 함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