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이 각급 학교에서는 소풍을 한참 갈 시기일 것이다. 대략 10월 초순까지 소풍철이 될 것이다. 어쩌면 내년부터는 소풍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빠져 있는 현실에서 우리 학교(서울 강현중)도 지난주 금요일에 소풍을 갔다. 마지막 소풍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서..
이미 수년전부터 테마 소풍이 자리잡은 까닭에 전체 학년이 한 곳으로 소풍을 가는 일은 거의 없다. 몇 개 학급 단위로 장소를 달리하여 다양한 체험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우리도 여러 곳으로 나누어져 소풍을 다녀왔다.
그런데, 요즈음 소풍이 예전의 그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학생들의 모습에서 확실히 구분이 된다. 장소가 어디든 관계없이 가방을 메고 오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하나는 반드시 챙겨오는 물품이 있다. 바로 핸드폰이다.
그러나 반드시는 아니지만 거의 챙기지 않는 물품이 있다. 바로 도시락이다. 아이들 10명 중 도시락을 챙겨 오는 경우는 거의 1-2명에 지나지 않는다. 모두 빈 손이다. 그러나 핸드폰을 소지하고 있는 학생은 100% 지참을 하고 있다.
도시락은 없지만 점심값을 두둑히 가져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점심을 해결하기 이전에 이미 군것질로 점심값을 모두 써버리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소풍의 풍경이 많이 바뀐 것이 어쩌면 바쁘게 살아가는 학부모들의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예전의 소풍 풍경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역시 소풍지에 도착하면 주의사항 전달과 함께 점심은 12-13시 사이에 먹도록 하라는 지시를 꼭 했었다. 거의 모든 학생이 점심 도시락을 지참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요즈음 학생들은 점심시간이 따로 없다. 혹여 점심을 지참한 학생이 있더라도 도착한 후 얼마지나지 않아 도시락은 이미 비어 버린다.
시대가 변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의식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요즈음이다. 소풍 뿐아니라 교실의 모든 풍경도 변해 가고 있다. 아!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