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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있어서는 안 될 일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어제 경북 상주에서 일어났다. 인기 가수의 공연을 보러 나왔던 시민들이 인파에 깔려 변을 당하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몇이나 될까? 입에 꺼내기도 창피한 후진국형 참사가 높고 맑아 풍요로운 가을하늘 아래서 일어났다.

TV에서는 부상자와 사망자들이 남기고 간 각종 소지품과 핏자국이 선명한 현장을 시간마다 보여줬다.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보고도 행사를 진행했던 사람들은 변명일색이란다. 그렇게 큰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안전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나고,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앞줄에 있던 노인과 어린이들이 인파에 깔려 변을 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생각해봐라.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으로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다는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잠재 이유가 상존한다.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과 무질서가 원인이다. 사고가 났을 때는 벌집을 들쑤신 듯 법석을 떨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까마득히 잊는다. 남과 더불어 살기보다는 내 개인의 이익부터 생각하는 사회가 되었는데 어떻게 질서가 지켜지겠는가?

며칠 전,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걸 좋아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노파심에서 슬프고 창피한 교육계의 역사를 끄집어냈다. 80년대 초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회에 참석하려고 운동장으로 나가던 1천여 명의 학생들이 계단에서 넘어져 5명이 숨진 사고 얘기였다. 사실 그때 우리 반 아이들은 별걸 다 얘기한다는 눈초리였었다. 하지만 상주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오늘 아침은 달랐다.

‘질서를 지키지 않았을 때 누가 피해를 입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이번 상주참사 현장에도 학생들이 많았을 것이다. 사고로 직접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위로하며 안전사고 예방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는 날이다. 질서만 잘 지켜도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자기가 빠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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