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동혁 병장?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될까? 정부도 '나 몰라라'하니 더 말해 무엇하랴!
해군의 자랑스런 박동혁 병장! 그는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교전 중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서 중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같은 해 9월 20일 순직하였다. 22살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친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달랐다. 안산 경안고등학교(교장 박상국)는 지난해 국군의 날 교정에 고 박동혁 병장 추모비를 건립하였고, 지난 10월 1일(토) 오전 '고 박동혁 3회 졸업생 추모비 건립 1주년 기념' 행사를 가져 1,2학년 1,100명과 교직원, 3회 졸업생이 모인 가운데 자랑스러운 선배 영웅을 추모한 것이다.
박 교장은 추도사에서 "장한 박동혁 선배의 뜻을 본받아서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하자"고 하였고, 학생 대표는 "선배님의 뜻을 받들어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모교를 빛내겠다"고 했다.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는 "국가도 국민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고 유가족을 냉대하는데 학교에서 따뜻이 대해 주니 정말 고맙다" 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지난달 9일 오전, 평택 해군 제2사령부 추모동산 서해교전 전적지를 찾은 벽안(碧眼)의 노병(老兵) 미국인 참전 용사들은 고인들 부모 앞에서 '차렷! 경례'를 하며 약속을 하였다. "당신의 아들은 우리들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 국민의 뇌리 속에는 잊혀져 가고 있는데…. 한국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날이었다.
'내 아들아!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쳤니?' 박병장 어머니의 육필수기 제목이다. 이 수기를 읽고 나니 국가가 한없이 원망스럽다. 국가의 존재가 의심스럽다. 국민의 정부가 국민을 내팽개친,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국민들이 통일의 환상에 젖어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북한 미녀 응원단에 눈길을 집중하고 있을 때, 매스컴마저도 박 병장을 외면할 때 그는 숨을 거둔 것이다. 국민으로서, 언론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날이었다.
그러나 지난 1일 국군의 날, 경안고등학교에서의 추모 행사 소식. 우리 나라 교육이 아직은 건재하다는 것을, 교육희망을 보았다. 리포터가 교육자란 것이 자랑스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