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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아이들을 통해 나는 '꿈'을 꾼다


운동회 날이면 아침부터 여러 가지일들로 분주하다. 만국기도 달고 학부모님들의 자리도 준비하고 이것저것 준비물도 챙기고.

맑은 가을을 선물이라도 해주는 듯이 화창하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랑의 물결이 우리 주변을 감싸주었다. 식전행사로 이것저것을 마치고 각종경기가 시작되었다.

“땅”, “땅”, “땅”

운동장 전체에 울려 퍼지는 총소리! 운동회를 할 때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종목은 개인 달리기이다. 항상 하는 것이지만 학생들이 제일 긴장을 많이 하는 경기이기도 하다. 우리 5학년은 매트 구르기, 훌라후프 돌리기, 허들 넘기로 장애물달리기를 하였다. 각각 조를 짜고 기다리는 시간들이 얼마나 초조한지 아이들은 이내 한숨을 쉬기도 하고, 운동화 끈을 잡아매기도 하면서 준비를 다한다. 총소리가 무섭다고 호루라기로 대신 해달라는 어린이들도 눈에 띈다.

총소리와 함께 으라차차! 힘차게 매트를 넘어서, 흔들흔들 허리를 감돌게 훌라후프를 돌리고, 있는 힘을 다해 허들을 넘으면 “힘내서 조금만 더 달려!”하고 응원석에서는 어머니의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있는 힘을 다해 결승점을 향하여 뛴다. 골인 순서대로 1,2,3등에게는 손도장이 찍히고, 그 다음날에도 손도장은 행여나 없어질까 봐 조심조심 손을 씻는 마음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아는 즐거움이다.

읽기 시간에 마라톤에 대해서 공부하는 기회가 있었다. 그 경기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라서 힘이 들고 어렵다는 것을 배운 적이 있다. 토론 시간에 달리기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기회가 있었다. 달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우리가 인생을 사는 데에는 목표를 정한 삶은 매사에 성실함을 준다. 꿈을 가지고 자기의 목표를 향해 달리면 두려움이 없을 거라는 이야기을 나눈 적이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는 것과 마음먹기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에 대해서.

아이들은 달린 결과에 대하여 목표를 정하였다. 그것이 힘이 되었는지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뛰어서 결승점에 도착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표정들은 처음과 사뭇 다르게 밝고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맨 나중에 뒤쳐져 오는 은경이도, 넘어질 듯 힘들게 뛰어오는 화형이도 조금도 표정이 일그러져 있지는 않았다. 각각의 목표를 세운 것이다.

‘나는 2등이 목표야, 3등이 목표야, 완주만은 꼭 하겠어!’ 하는 마음들이 불만족한 결과에 대해서 편안함을 가져다 준 것 같았다.

우리는 항상 조급하게 세상에 살고 있다. 급하게 마음먹고 얻고자 하는 결과보다 못하면 자신보다는 남을 탓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의 자기 수준을 알고 작은 것이라도 목적을 이룬 것이다. 소박한 꿈을 통해서 성취감을 갖게 된 것이다. 그 보람이 훨씬 더 행복한 마음을 갖게 해줌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이번 기회에 교사인 나도 아이들을 통해서 소박한 마음을 다시금 다져본다. 일년 동안 나와 함께하는 아이들이 3월에 처음 만남이 있을 때 보다는 한 가지라도 변해있는 아이들로 성장시켜보아야겠다.

운동회를 마치고 소감을 적어보는 시간에 아이들의 느낌은 모두 희망적이었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들을 다시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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