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모레(7일)까지 이어진다. 쉬는 시간에 그렇게 시끄럽던 교실과 복도가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 간혹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빼고는... 역시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성적인 모양이다.
시험 때가 되면 간혹 학생들의 불만어린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바로 시험문제에 관한 것들이다. 어떤 경우는 "학원에서는 그렇게 안 배웠는데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학교에서는 교과서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그 내용을 시험문제로 출제를 한다. 만일 교과서 외의 내용을 출제라도 하면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게 됨은 물론, 그에 대한 감사에서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학원에서 배웠다는 이유로 학생들은 불만을 표출한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으면 그런일이 없었을 텐데, 왜 학원 중심으로 공부를 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학생들의 대답은 이렇다. "학교에서 이렇게 배웠나요?"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문제가 드러난다. 학교에서 배우고 학원에서 배우다 보면 나중에는 어느것이 학교에서 배운 것이고 어느것이 학원에서 배운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숙제마저도 학원숙제인지 학교숙제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교육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학생들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학교를 더 신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좀더 시간이 흐른다면 어떨까 싶다. 학원을 더 신뢰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체계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하여 학교를 더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교육의 우수성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