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 동상이 서 있는 레스터 스퀘어 광장에서 지켜보는 무언의 퍼포먼스, 어둠이 내린 파리의 야경을 감상하는 세느강 유람선 타기, 융프라우요흐에서 바라보는 알프스의 영봉들, 야간열차에서 만나는 외국인 여행자들, 장중한 멋이 느껴지는 프라하의 카를교, 올 여름 최고 인기 여행지라는 히딩크의 고향 네덜란드 파르세펠츠, 로마의 어느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한잔의 에스프레소….
바로 그 자리에 내가 앉아 있다면 하는 상상은 마냥 달콤하다. 유럽배낭여행을 즐겁게 만들려면 준비부터 꼼꼼해야 한다. 여행 전 설렘 또한 여행의 묘미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으니까. 준비의 노하우, 현지에서의 여행 팁을 알아본다.
여권 외교통상부 여권과 안내센터(02-733-2114)에서 필요서류 등을 안내해준다. 여권은 서울 6개 구청(종로, 영등포, 노원, 동대문, 서초, 강남구)에서 발급하며, 지방의 경우 각 도청 및 광역시청에서 발급한다. 사진2매, 신분증과 함께 여권과에 비치된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 복수여권 5만5000원, 기간연장 1만5000원. 접수 후 3∼5일 정도 소요.
여행동호회 체계적으로 준비하려면 여행동호회에 가입하는 게 좋다. 생생한 경험담, 구체적인 정보들을 선배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하는 공동구매는 알뜰 여행에 큰 도움이 된다. 세계로 가는 기차(www.train4world.co.kr), 배낭여행자 네트워크
(www.backpacker.net), 배낭메고 세계로(www.besero.co.kr) 등은 오래되고, 규모도 큰 동호회다.
전문여행사 여행천하, 서울항공, 에주투어, 배재항공, 블루여행사, 에오스여행사, 신발끈여행사, 내일여행, 세계로여행사 등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알짜 정보도 많고, 특히 예산경비 산출하기, 여행루트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 편리하게 경비도 뽑고, 여행코스도 만들어 볼 수
있다. 검색 창에 각 여행사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된다. 여행사에서 할인항공권만 따로 구입할 수 있는데 성수기에는 좌석이 모자라므로 빨리 예약해야 한다. 항공권을 구입하면 유레일패스를 조금 할인해주기도 한다.
여행안내서 수많은 가이드북 가운데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기란 힘들다. 책이 두꺼워 딱 한 권만 가져가야 하므로 선택하기 전에 충분히 비교해보고 구입하는 게 좋다. 개별여행인가, 단체인가, 숙소를 미리 예약했나 등에 따라 어울리는 책이 다를 수 있다.
'여행천하 유럽 편'과 '유럽 100배 즐기기'가 가장 인기 있는 책. 이밖에 '우리는 지금 유럽으로 간다', '론리플래닛 유럽'(한글판), '자신만만 세계여행 유럽편', '굿모닝 유럽', '유럽 인 마이 포켓' 등 다양하다. 배낭족들의 바이블로 여겨지는 '론리플래닛' 영문판은 다채로운 정보와 정확한 사진, 알뜰 숙소 정보가 많아 좋지만 굉장히 두껍다.
유레일패스 유럽 17개국(영국 및 동유럽 국가 제외)의 국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패스. 개별여행자라면 필수 구입품이다. 날짜 수와 여행지역, 연령, 동행 여부 등에 따라 여러 종류의 패스가 있으므로 자신의 여행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환전 유로화로 통일되면서 환전이 쉬워졌다. 영국, 덴마크, 스웨덴을 제외한 유럽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영국, 덴마크, 스웨덴이 여행일정에 속해있을 경우 머무는 날짜에 비례해 그 나라 화폐를 준비하고, 유로화 현금 조금, 나머지 대부분의 경비는 여행자수표로 환전한다.
각종 카드 국제학생증, 유스호스텔증을 만들어 가면 좋다. 국제학생증은 대학원 재학, 35세 이하면 발급 받을 수 있으며 만 26세 이하의 교사라면 국제유스증을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 성 등의 입장료 50% 정도 할인된다. 현지에서 유스호스텔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유스호스텔증은 필수, 나이제한은 없다. 두 가지 모두 여행사에서 발급해준다.
항공권구입 항공권은 현금보다 카드로 구입하는 것이 저렴하다. 삼성카드는 전회원을 대상으로 국제선의 경우 전항공사에 대해 7∼54% 할인해 준다. 항공료가 부담된다면 각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이용해 볼 만하다. 비씨카드는 전 회원을 대상으로 비씨카드 여행팀을 통해 국제선 항공권을 구입하면 3개월 무이자할부와 함께 3% 추가할인 혜택을 준다. 현대카드는 '현대M카드'나 '기아 노블레스카드'로 국제선 티켓을 구입하면 7% 할인된다.
로밍 서비스 로밍 서비스란 한국에서 빌려간 로밍 단말기를 이용해, 통신 방식이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자유롭게 통화하는 것을 말한다. 로밍 서비스가 가능한 나라는 현재 1백20여 곳. 출국 전에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 같은 업체에 단말기 대여를 신청한 뒤, 인천국제공항 서비스 카운터에서 단말기를 받아 사용하거나, 출국하기 전 인터넷을 통해 단말기를 신청한 뒤 집으로 배송 받는 방법이 있다. 이용 요금은 대개 기본료(5천∼3만 원)와 임대료(하루 2천원 안팎)를 받고, 1시간 정도 통화하면 10만원 정도의 사용료를 받는다. 공중전화 카드를 구입해 이용하는 국제 전화비에 비하면 싼 금액이다.
여행 팁 배낭여행에 정해진 룰은 없다. 하지만 선배 배낭족의 노하우는 귀담아 듣는 게 좋다. 런던에서 오페라의 유령이나 캣츠 같은 뮤지컬을 감상하거나 마드리드에서 빠에야를 맛보고, 파리에서 센강 유람선을 타고, 비엔나에서 클래식공연을 감상하는 식으로 말이다.
여행의 개성을 위해 평소 관심 있는 것으로 테마를 정하는 것은 필수. 낮에 봐야 할 것이 있다면 밤에 봐야 할 것도 분명 있다. 영국의 펍, 파리의 야경이나 생 제르망 지역의 노천카페, 브뤼셀 그랑플라스의 불빛쇼, 비엔나 시청 앞의 야외 영화상영과 오페라 공연, 루체른의 불꽃놀이 등은 밤에만 볼 수 있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