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을 받고도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초·중·고 학생 3명 중 1명꼴로 ‘수포자’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학 사교육 의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학습 결손과 이해 부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수학 포기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은 시민단체 사교육걱정 없는세상과 공동으로 국회에서 ‘수학 사교육 실태조사 결과 및 수포자 현황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학 포기 학생 증가와 사교육 의존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5년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초·중·고 150개교(초 60, 중 40, 고 60)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학생 6356명과 교사 294명 등 총 6650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수학을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6학년 17.5%, 중학교 3학년 32.9%, 고등학교 2학년 40%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률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교사의 80.7%는 수학 포기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정서적 부담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10명 중 8명(80.9%)이 수학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고등학생의 86.6%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수학 포기의 주요 원인에 대해 학생들은 ‘높은 난이도(42.1%)’를, 교사들은 ‘누적된 학습 결손(4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교육 의존도 역시 높았다. 학생의 64.7%가 수학 사교육을 받고 있었으며, 주요 이유로는 ‘시험 성적 향상(32.9%)’과 ‘자기주도 학습의 어려움(24%)’이 제시됐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85.9%가 선행학습을 경험했지만, 이 가운데 30.3%는 학습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강 의원은 “학생 10명 중 3명은 사교육에 의존하면서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의미한 반복 학습을 하고 있다”며 “이는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교사 인식 조사에서도 공교육의 한계가 드러났다. 초·중·고 교사의 60% 이상은 “학교 수업 이해를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고교 교사 10명 중 7명은 “사교육 없이 수능 킬러 문항 해결이 어렵다”고 답해 공교육 내 심화된 격차를 보여줬다.
교사들은 수포자 예방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학생 맞춤형 소그룹 수업 강화(39%)’를 꼽았고, ‘기초학력 진단 프로그램 확대(23.3%)’, ‘수능·내신의 변별력 완화(13.7%)’ 등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정부의 2026년 교육부 업무계획과 관련해 “AI 중심 정책에만 치우쳐 다수 학생이 수학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초등 단계의 기초학력 보장부터 수포자 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초등 단계 기초학력 보장 중심의 ‘수포자 예방 종합대책’ 수립 ▲상대평가 중심의 ‘줄 세우기 평가’ 중단 및 절대평가 전환 ▲전공별 수학 학습 수준 제시 등 3대 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강 의원은 “고교학점제 시행과 연계해 대학 전공별로 필요한 수학 수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사교육 의존과 수포자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수학 학습 문제는 더 이상 학교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수학 학습 부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라며 “정부는 ‘수학 기초학력 보장’을 국가 교육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의 본질은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수포자 예방 대책 마련은 국가의 시급한 책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