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 맹순이 등 현 사회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름들이 매스컴에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왜 그럴까? 이름과 달리 일반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게 행동하고, 더 억척스럽게 주어진 환경을 이겨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우리 반 은솔이를 좋아한다. 어쩌면 은솔이 같은 아이들을 사랑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옆 반 선생님들도 은솔이를 자주 칭찬한다.
그럼 우리 반 은솔이는 어떤 어린이인가?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아는 예의바른 어린이다. 정해진 규칙대로 행동하는 착한 어린이다. 학급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순진한 어린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어린이다. 그래서 이런 어린이라고 꼭 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행동이 바른 어린이다.
유별난 이름도 아닌데다 덩치도 작고 행동도 평범해 아이들 속에 섞여 있으면 표시나지 않는 어린이다. 하지만 작은 몸짓으로 은솔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 왜 내가 좋아하고 옆 반 선생님들에게 칭찬받는지 금방 안다.
청소시간이면 빗자루를 들고 우르르 몰려다니다 시간만 보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혼자서 구석구석 쓸고 닦는 아이가 은솔이다. 왜 내가 다해야 하느냐고 따질 만도 한데 교통봉사활동과 도서도우미를 도맡아 하는 아이가 은솔이다. 방과 후 휴지통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을 보고 ‘제가 비울게요.’라는 말을 먼저 하는 아이가 은솔이다.
숙제를 꼬박꼬박 해오고, 수업준비물을 잘 챙겨오고, 수업시간 내내 선생님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고, 그날 배운 것은 다 알고 가는 빈틈없는 아이다. 귀여움 받는 것도 다 제가 하기 나름이다. 이런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행동하면 공부 못할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요즘 아이들 행동에 비해 너무 자기 목소리가 크고 예의가 없다고 걱정들 한다. 너무나 평범한 아이지만 다른 아이들이 본받아야 할 행동을 많이 하는 우리 반 은솔이 같은 아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