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전 학년이 4교시로 오후에는 주로 교사들을 위한 다양한 연수가 이루어지는데 오늘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선진학교 방문의 날로 남양주교육청 관내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방문하였다.
정문에 들어서자 6학급 규모의 작은 학교에 비하여 운동장이 넓어서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기에 매우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운동장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은 63년이라는 역사를 말해주었다. 교사(校舍)는 아담한 2층 건물이었는데 현관으로 들어서자 물을 뿜는 펌프, 자갈, 키가 다른 여러 가지 모양의 장독,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청량감을 더해주며 일행은 와! 하는 탄성을 자아내었다.(우측 사진이 현관풍경)
교장선생님께서는 “돌아오는 농촌학교 모델”이란 연구주제로 2년 전부터 도 지정 연구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곧 보고회를 앞두고 있다고 하셨다. 교사의 편의성보다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의 학교 경영에 교사들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사랑과 열의로 지도하고 학교 환경의 모든 것이 어린이들을 위한 환경으로 점차 달라지는 것을 보고 지역사회와 학부모님들께서도 학교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다산 정약용의 유적지가 인근에 있어 거중기 모형을 제작하여 세우는 등 다산의 얼을 살리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하셨다. 오늘 선진학교방문을 하고 느꼈던 점을 몇 가지 적어본다.
1. 전자칠판 사용으로 교실수업개선
교실마다 블랙보드와 프로젝션 TV 대신 전자칠판이 사용되고 있었는데 판서내용을 스크린에 직접 기록할 수 있고 손으로 터치하여 지우며 개인 컴퓨터와 연결되어 질문이나 답을 주고받거나 동영상이 뜨는 등의 수업으로 어느 연구발표회나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같은 관내에 있는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에 대해 함께 간 교사들은 매우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리포터는 3년 전 한 전자제품 전시회에서 전자칠판이 소개된 것을 보고 관리자에게 얼마인지 여쭈어 보았는데 당시 비싼 가격에 너무나 놀라 발걸음을 옮기면서 과연 저렇게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전자칠판이 교실에 들어오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2. 미디 음악실 활용
학급어린이들의 수가 소인수여서 전자오르간을 통하여 음악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역시 컴퓨터로 연결이 되어 악보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가락 짓기를 한 것이 화면에 뜨기도 하고 교사가 지도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다양한 리듬을 익히는 것과 악기의 음색을 체험하기, 악보를 보고 건반연습을 하는 것과 음악 감상에 이르기까지 음악수업을 하는 데 있어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게 보였다. 특히 초등음악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마음껏 음악을 향유하며 살아가는 참으로 행복한 아이들이라고 생각되었다.
3.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확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벽 공간에 정말 모두를 놀라게 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다. 그것은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벽에 졸업생들의 단체 사진을 액자에 넣어 전시해 놓은 것이다. 그것을 보고 리포터는 지역주민들과 학부모님들께서 학교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협조를 아끼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4. ‘다산관’ 활용
‘다산관’이란 다목적실이 있었는데 책상과 의자가 없고 바닥이 장판으로 깔려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목적실은 학교에서는 다양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5. 스쿨버스 운행
스쿨버스를 운행하기 전에는 학부모님들이 버스로 데려다 주시거나 통학 거리가 다소 먼 아이 걸어 다녀야하는 불편이 있어 학부모님들께서 스쿨버스 운행을 간절히 바라셨다고 한다. 이에 학교에서는 심의를 거쳐 버스를 구입했고 운영비는 학구로 되어있는 6개 동의 지역사회에서 협조해 주시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학급당 1년 10회 이상의 현장학습을 실시하여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6. 어린이들의 활동을 고려한 여러 가지 시설 및 기타
복도 곳곳에 있는 영어 학습 기는 기계 옆을 지나갈 때마다 센서가 작동해 자동적으로 영어문장을 들려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영어문장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든지 운동장 한 공간에 마련된 그림 같은 정자와 벤치, 아이들이 언제든지 골프를 칠 수 있도록 만든 간이 골프장과 이름모를 각종 야생화를 학교 동산 곳곳에서 볼 수 있었고 학년별로 잘 정돈 된 관찰원은 각종 식물들이 수확의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이 운동장을 돌아보고 있을 즈음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공수자세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라고 공손히 인사를 한다. 학교와 아이들, 하나같이 예쁜 모습들이다.
교장선생님께서 어린이들의 입에서 학교에 빨리 오고 싶고 오래 있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난다. 정말 그렇다. 이같은 행복의 원천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오늘 선진학교 방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비록 최첨단 기자재와 훌륭한 시설이 아니더라도 내가 있는 위치에서 주어진 자료와 시설을 이용하여 최선을 다해 아이들 교육에 전념하여 오늘 방문한 학교처럼 행복, 꿈, 사랑의 터를 꼭 만들어 보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