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다듬이돌, 맷돌. 늘 보이던 것에 연시를 올려 놓으니 따뜻한 햇볕과 함께 가을 정취가 물씬 난다. 연시 가운데 말랑말랑한 것은 벌써 우리집 식구가 갖다 먹었다.
그러고 보니 이 물건들은 8년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산이다. 연시 먹는 풍속도 물려 받은 것이다. 그렇게 아들 딸들이 선생님되기를 바래 6남매 중 4명이 선생님이 되었고 며느리와 사위까지 합하면 모두 7명.
작은 형이 교장된 것, 누나와 내가 장학사 된 것 못 보시고 돌아가셨다. 그저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 베풀다가 가신 어머니. 효도를 다하지 못한 자식의 한스러움, 자식을 키워보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간다.
아파트 베란다를 바라다보며 가을과 어머니를 생각해 본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는데. 가정교육은 시킨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에게 보인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