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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운동장이 주민통로 된 사연

우리 학교는 지대가 높은 곳에 있다. 바로 뒤쪽에는 철조망(학교에서 쳐놓은 것은 아님)이 쳐져있고 앞쪽에는 축대가 쌓여 있다. 그리고 양옆으로 정문과 후문이 있다. 대략적인 위치가 이렇다.

갑자기 학교 위치를 이야기하느냐고 의아해 할 독자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기사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뒤가 막히고 양옆이 튀어있는 구조라면 어떤 불편이 있을까. 아니 어떤 편리한 점이 있을까.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교문과 후문 쪽에는 주택가이다. 주택가 사이에 학교가 있으니 당연히 주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학생들은 양 옆에 교문이 있으니 학교의 등·하교가 쉽다. 불편한 점과 편리한 점이 함께 존재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항상 그렇듯이 문제는 불편한 쪽에 있다. 즉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는 후문을 열어 놓지 않는다. 운동장에서 항상 체육 수업이 진행되고 있음은 물론, 수업중에 외부인이 학교에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학생들이 파하고 나면 사정은 역전된다. 즉 양쪽 교문을 모두 열어놓고 주민들이 마음대로 출입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운동장에는 행정구청의 지원으로 조명시설을 갖춰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도록 해 놓았다. 그러니 학생들이 하교하면 항상 운동장을 인근 주민(양쪽에 주거하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근 주민들이 가끔은 학교라는 것을 망각하는 경우가 생긴다. 즉 밤처럼 낮에도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항상 운동장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구기종목 수업이 진행될 때는 더욱더 주민왕래가 통제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후문을 통해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려고 하다가 후문이 잠겨 있으면, 주민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 문을 열어달라도 재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어쩔수 없이 행정실에서 문을 열어주지만 다음부터는 안된다는 다짐을 받아둔다. 그래도 그런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학교가 지역사회를 위한 공공기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에는 공감을 한다. 그러나 운동장은 체육교사들의 교실이다. 교실을 통로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서로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수용이 어려운 것은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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