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고 염려했던 일이 사실로 이어질까 염려스럽다. 21일 한나라당의 이주호 의원외 16명이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및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그동안 그래도 매사에 합리적이라는 평을 나름대로 내리고 있었는데, 이번의 법안 제출로 그 평은 일시에 바닥에 떨어졌다는 생각이다.
교원평가를 법제화 한다는 것은 교육여건이 개선되면 자발적으로 교원평가에 참여하겠다던 교사들의 의도를 무시한 처사이다. 거기에 교사 출신이 아닌 자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은 그동안의 우려를 현실로 바꾸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학교경영능력이 탁월한 자를 교장으로 임용한다니, 어떤 근거로 어떻게 탁월한지를 판단할 것이며, 그들이 교장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 것인가. 현재의 학교교육이 교장의 능력부족으로 온 것으로 보는 것인가. 교장이 되기 위해 과열경쟁을 하기 때문에 아예 교사출신에게는 교장의 문호를 좁히고 다른 일반인을 교장으로 맞이하겠다는 발상인가.
나무가 병이 들면 나무의 끝만 잘라내면 그 나무의 병이 사라지고 잘 자라는가. 교장이 뭘 잘못했는가. 잘못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가. 뭔가 부족함이 있다면 더 많은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준 다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원평가 결과에 따라 재교육 및 연수를 결정하는 외에 교사의 승진과 교장의 연임 여부 등 인사에 반영하도록 한다고 했다. 이것은 승진과열 때문에 교장임용방식을 개선한다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평가를 해서 승진에 반영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과열경쟁을 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이 가능하다. 도리어 현재의 승진경쟁보다 더 심한 경쟁을 할수도 있는 것이다.
또 부교장이란 무엇인가. 교감에서 이름만 바꾼 것이지 역할이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부교장은 어떻게 임용할 것인가. 지금처럼 임용한다면 뭐가 달라지는 것인가. 평가결과를 반영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제2의 근평이 될 공산이 크다. 평가를 잘 받으면 부교장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래서 교육은 전문가가 필요하다. 모든 국민이 교육전문가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여타의 분야보다 전문가의 필요성이 절실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이 법안은 반드시 부결되어야 한다. 아무런 대비책도 없이 무조건적인 법안 통과는 교육을 또한번 소용돌이에 내몰게 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