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작년의 수능부정사건 발생으로 감독관의 감독업무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최대한의 공정한 시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감독관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감독관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된 시험은 제2외국어가 끝나는 오후 6시 10분이 되어야 끝이 난다. 도중에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이 있지만 실제로는 감독관이 답안을 회수하여 본부에 제출하는 시간과 시험시작 전에 입실해야 하는 시간을 빼면 휴식시간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대략 8시까지 입실완료해서 오후 6시 10분까지 이어지는 시험의 총 시간은 10시간 10분이 되는 것이다. 점심시간을 빼더라도 9시간 이상을 감독업무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시험이 끝나면 해방감보다는 긴장감에 의해 기운이 빠지고 두통까지 호소하는 감독관들이 많다. 물론 여기서 많은 시간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감독관도 9시간 이상을 꼬박 서서 근무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서 감독업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월드컵 경기에서도 잠시 집중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쉽게 실점을 하기도 하는데, 축구경기보다 5-6배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하는 감독관의 집중력이 간혹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불가항력과도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마치 모든 책임이 감독관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는데, 이런 풍토에서 누가 사명감을 가지고 수능감독관 업무를 하려 하겠는가. 철저히 원인을 분석한 후 감독관의 근무태만(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이 아닌)으로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에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문제가 발생하면 감독관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한편 수능당일 감독관을 필요이상으로 일찍 등교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이미 전날 예비소집에 참가하여 감독관들은 충분히 긴 시간동안 감독관 근무요령에 관한 교육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당일날 아침에 또다시 같은 교육을 반복한다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다. 감독관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차 교육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감독관을 불신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향후에는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한 시험이 수능시험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시험을 주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고등학교를 시험장소로 하면서 그것도 모자라 중·고등학교 교사를 감독관으로 근무토록 하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대학으로 넘어가야 할 업무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어느 조직보다 교사는 그 책임감이 강한 조직이라고 본다. 교사라면 수능시험이 학생은 물론 국가에도 매우 중요한 시험이라는 것을 모를리 없다. 교육부에서는 교사를 믿고 어렵고 힘든 업무지만 충실히 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면 과감히 개선하는 지혜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