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학교 졸업 예정자들이 어느 고교로 지원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학부모 면담을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 학생과 가정의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실업계 고교 진학은 오히려 권장할 만한 장점이 많다. 지난 2005년 6월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업계 고교에 진학한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취업률과 대학진학률에서 아주 실속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도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취업 희망자 1만234명 중 9907명이 취업, 96.8%의 취업률을 보였다. 조건이 안 맞아 포기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희망자 대부분이 취업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일류 기업 취업률을 보아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5년 2월 졸업자 중 취업한 조사 대상자 총 9907명 중 삼성그룹 138명, LG그룹 175명, 현대그룹 78명 등을 비롯해 한국전력 등 유명기업에도 많은 학생들이 취업했다. 이것은 일반 고교 졸업생에게는 꿈도 꾸기 어려운 수치일 것이다.
취업 학생들의 급여 조건을 보면, 2005년 2월 취업자 중 4.9%인 485명이 2000만원 이상을 받고, 2800만원 이상 연봉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취업자의 77.7%가 14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어, 전문대 졸업자와의 임금 격차가 많이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새내기 취업자의 나이를 감안하고, 앞으로 누적되는 근무 연수를 고려한다면 대졸자 못지않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실업계 고교 졸업생의 4년제 대학 진학 비율도 일반 고교와 큰 차이가 없다. 2004년도에 2527명이 진학했고, 2005년도에는 3217명이 진학했다. 서울 소재 대학 1607명(50%), 수도권 대학 766명(23.8%), 지방대학 826명(25.7%)으로 전체 졸업생 2만3316명 중 13.2%에 해당한다. 특히 연세대(66명), 고려대(8명), 서강대(16명), 숙명여대(27명), 경희대(55명) 등 유명 대학에도 많은 수의 학생들이 진학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절반 정도는 중학교 내신석차 백분율이 중하위권(40% 이상) 학생들이었다. 이들 학생들은 실업계 고교로 진학해 고등학교 내신성적을 상위권으로 향상시킴으로써 대학에 입학하는 데 유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교 석차가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자격증·특기적성 등 대학별 특별 전형에 의하여 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 2005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실업계 고교생에게 유리한 점이 더 많다. 학교 생활기록부 반영 비율이 크게 높아져 상대적으로 내신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2004학년도부터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대학 입학 정원 외 3% 특별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과 대학진학에서 실업계 고교의 장점이 많은 만큼 중학교 졸업 예정자들은 실업계 고교 진학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