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평가로 전국이 시끌벅적한 요즘 과연 사명감을 갖고 교직 생활을 하는 선생님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하물며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마저 교원평가로 인해 그 사명감이 퇴색될까 걱정이 앞선다.
지금 일선학교는 교원 평가로 인해 선생님들의 사기가 떨어져 예전에 비해 교무실 분위기가 서먹하기까지 하다. 어떤 선생님은 자괴지심(自愧之心)이 느껴져 학생들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선생님들 스스로가 넋을 놓고 앉아 있을 수만 없다고 본다. 힘을 내어 나름대로 어떤 자구책을 세워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동료 교사와 학생 학부모까지 참여해 교사의 수업 활동을 평가하는 교원평가제로 인해 선생님들의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어 교원 평가의 본래 취지가 왜곡되어질까 걱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선생님들 상호간의 인화단결이 중요하다고 본다. 학교의 규모가 큰 대도시일수록 선생님들간의 인화가 잘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본교의 경우 3개의 교무실로 나뉘어져 선생님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부서 또한 세분화(교무부, 연구부, 학생부, 상담부, 환경부, 실업부, 정보부, 윤리부, 상담부 등) 되어 각기 다른 교무실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때는 출근을 하여 선생님들간 얼굴 한번 제대로 대면하지 못하고 퇴근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직원 조회의 횟수 또한 일주일에 한번(월요일)으로 줄어들어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하물며 정보화의 발달로 인해 모든 전달사항 또한 인터넷 사이트의 쪽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교직 사회는 다른 조직과 달리 수평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인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교원평가 시범 실시를 앞두고 선생님들끼리의 찬반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시기와 질시 반목 등으로 선생님들끼리 벽이 생기면 결국 그 부작용은 학생에게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학교관련 책임자들은 교직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선생님들의 인화단결을 위해 나름대로의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고 본다. 교원 평가 실시 이후에 벌어질 사안들을 미리 생각하여 그 잡음을 최소화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학생들에게 칭찬이 후한 선생님들이 진작 해주어야 할 선생님들간에는 칭찬이 인색한 듯 싶다. 물론 선생님들끼리 칭찬을 해줄 내용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으나 아직까지 묵묵히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일선 학교에는 많다고 본다. 그런 분들을 찾아 칭찬을 해줌으로써 선생님들 스스로가 그 위상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칭찬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말고 주기적으로 대상을 찾는 ‘칭찬 릴레이’식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될 대로 되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본다. 동병상련(同病相憐)하는 마음으로 우리 선생님들끼리 서로 격려와 위안을 하여 용기를 북돋우어 주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