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2006년 1월호에 실릴 '바람직한 교직문화'에 관한 원고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 한 십여일 고민 끝에 일반론적인, 관련 서적에 나오는, 누구나 인터넷을 뒤지면 평범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직간접 체험을 통해 얻은 나만의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와 관련하여 교육청 근무 시절, 일선 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교장실에 있는 글귀가 마음을 사로잡아 인용을 하였다. 시흥시 모 중학교의 ‘애정 어린 충고’가 기억에 남는다. 리더가 잘못을 지적할 때는 사랑이 밑바탕이 된, 애정으로 건네는 조언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상대방은 그것을 수용할 것이다. 미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 할 때 ‘진정 고마운 것’이 된다.
또, 모 신설중학교에 있는, 김구 선생이 애송한 서산대사의 글. 沓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 비록 눈이 내린 들판을 가더라도 발걸음을 흐트러뜨리지 말지니, 오늘 내가 가는 길은 뒤에 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라). 지도자의 길, 선구자의 길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해 준다. 이것은 교장, 교감 뿐 아니라 부장교사, 교사 등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장실에 그 교장의 교육철학이 담긴, 그 교장이 평소 좋아하는 짧은 문구 하나가 걸려 있었으면 한다. 요즘 같이 어수선한 시대에, 학교에서 가장 존경 받아야할 교장의 올바른 철학이 그 교장실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인격적 감화를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교육자료는 없다고 본다.
리포터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으면 서예 작품을 선물하겠다는 친분이 있는 모 중학교 국어과 교장선생님이자 서예 작가의 구두 약속이 있었기에 지금부터 숙제로 '그 문구'를 생각 중이다. 글을 쓰다가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