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관련 뉴스가 나올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조그만 이슈만 있어도 마치 대한민국 교육이 무너져 버릴듯이 앞서 나서는 언론도 그렇고 거기에 현재의 교장들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틈만나면 교장을 마치 큰 죄인으로 몰아붙이는 일부 지식인들의 행태도 그렇다.
그 지식인이라는 사람들 중 이나라의 교육을 걱정하고 염려해야 하는 집단이 국회의원들인데도 마구잡이식으로 입법안을 추진하는 것도 슬픈현실이다. 학교현장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도 않은채, 일부의 주장을 전체의 주장인양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교원들을 슬프게 한다.
교장을 공모하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정말로 민주적이고 교육을 살릴 수 있는 길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전에 농촌에서 복식학급담당을 하는 선생님을 만난적이 있다. '현재의 교감, 교장 임용방식을 바꿔서 공모제로 간다면 농·어촌 교육은 끝입니다. 지금도 이들 지역에 근무하려는 교사들이 없어서 승진가산점 등을 부여해서라도 붙잡아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메리트가 사라지면 누가 농·어촌에가서 근무하려고 하겠습니까?'
그 선생님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것도 가족들 모두 버리고 근무여건이나 생활여건이 어려운 곳에서 누가 근무하려 하겠습니까? 교사의 사명감만을 강조하기에는 너무 설득력이 부족한 것 아닙니까?'
교장을 공모하고, 선출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런 현실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농·어촌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보수를 우대하면 해결될지도 모르지만 보수를 더 받기 위해 그곳을 찾는 교사들이 얼마나 될까.
그런일이 발생하면 교사들이 사명감이 없다고 또 비난할 것이 뻔하지만 그것이 사명감만으로 설득하기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다. 남들에게는 사명감을 강조하고 자신들은 설득력없는 법안을 제출하고, 그렇게 해도 통할 것 같은 분위기가 우리를 더욱더 슬프게 한다.
언론도, 국회의원도, 학부모단체도 더이상 교원들을 슬프게 하지 말아야 한다.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쳐도 부족한데, 항상 슬픈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교육이 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교육을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내 아이를 가르치는 학교가 과연 교감, 교장 때문에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래서 공교육이 부실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