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지극히 우려했던, 걱정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경찰이 나서서 학교를 지켜야 할 판국이다.
대구에서 있었던 '교원평가 시범校에 페인트 낙서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교육부가 교총의 주장에, 일선 교원들의 다수 의견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였으면 이런 일은 애당초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생각해 보라! 이것은 해외토픽감이다. 경찰은 학교를 지키고 교원(?)은 학교를 공격하고. 주객이 바뀐 형태다. 최고통치자의 리더십이 빵점인 나라의 모습이 아닌가! 국가 체면도 영 말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락카칠이 시범학교로 선정된 중학교의 출입문과 통로, 운동장 연단 등 교내 곳곳에서 발견되고 이들 학교의 교장 퇴진을 요구하는 유인물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이다. 경찰은 범인의 단서도 못 잡았다고 한다.
발견된 유인물의 문구를 보면, ‘민주주의 투표도 모르는 △△△, 너 딱 걸렸어’, ‘민주 절차도 모르는 ○○○ 교장 물러가라’이고, 락카칠은 ‘교평 반대’ ‘참 부끄럽지 않나’ ‘교장 ××× 퇴진’ 등이다.
교원평가제, 교총과 선량한 다수의 선생님들이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 절차를 지키고 여건을 갖춘 후에 하자는 것이다. 교육부는 그것을 못 참고 졸속 강행이라는 치졸한 악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모 교원노조에서는 자기네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하지만 교원평가에 반대하는, 정부정책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소행, 잘 했다고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이런 화(禍), 국민들의 불안감과 놀란 가슴, 누가 자초했을까? 바로 정부다.
정부가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히 해 주고 생업에 맘 놓고 종사하게 하는 것이 기본 책무일 터인데 그것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내 다른 중학교와 초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 데, 이 정도라면 국가의 교육은 이미 물건너 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이 시범학교 48개교로 퍼진다면? 아니 전국의 초중고교로 퍼진다면? 끔찍한 일이다. 상상하기도 싫다. 이렇게 된다면 전국의 경찰들이 총동원되어야 할 형편인 것이다. 경찰들이 야간경비를 서가며 학교를 지켜야 할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최고통치자의 결단이 필요하다. '교원평가제 유보하라'는 단 한 마디의 말. 그것이 어렵다면 교육부장관은 직을 걸고 대통령에게 유보를 건의하기 바란다. 더 큰 일 당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