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어느 날. 우리 연곡분교 아이들은 아침부터 부산했다.
“얘들아 무엇하니?”
“비밀이에요.”
나중에 알고 보니 2월까지 근무하시고 떠나시는 선생님을 위한 송별파티를 준비한 것이다. 준비가 끝났는지 선생님들을 모두 초대하고 떠나시는 선생님을 위해 쵸코파이케잌, 과자, 노래, 편지글, 춤 등을 열심히 준비해 공연(?)해 주는 모습에 당사자인 선생님은 물론 우리 모든 선생님들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이 아주 예뻐서, “내년에 우리도 이렇게 해 줄래?” 했더니, “선생님도 가세요?” 하면서 깜짝 놀라고는 순간적으로 “네 해 드릴게요.” 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송별파티(?) 받을 날이 벌써 다가와 버렸다. 아이들의 서운함이 얼굴에 가득했다.
“그러면 우리 핸드벨은 어떻게 해요? 누가 가르쳐 줘요?”
“응 더 훌륭한 선생님이 오실 거야. 그리고 너희들끼리 모여서 연습하면 되지 않니?”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나를 전적으로 의지하며 따라준 우리 핸드벨 일곱 공주 아가씨들이 참 고마웠다.
3년 전 연곡분교로 부임해 오던 날, 왜 이렇게도 멀던지, 왜 이렇게도 학교가 작던지, 왜 이렇게도 아이들 수가 적던지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학교 보다도 아름답고 큰 학교이며 여느 아이들보다 마음도 생각도 큰 아이들임을 깨닫게 됐다.
그 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무엇을 준다고 생각하며 가르치려고만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오히려 우리 사랑하는 꼬마 천사들이 나에게 소망과 희망, 기쁨과 행복 사랑과 만족감까지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천사들(하늘, 재성, 성식, 지현, 애영, 미영, 재석, 은선, 진아, 진이, 기운, 나라, 서효, 진우, 은혜, 찬우, 혁, 진희, 한솔, 성환, 유림, 하은, 산, 경옥)이 내 곁에 있음을!
그리고 내 기억속에 남아있게 됨을 하나님께 감사한다. 또한 서로 위로해 주고 도와 주며 희노애락을 같이해 온 장옥순 분교장 선생님, 김점쇠 선생님, 정태훈 선생님, 이재춘 주사님, 홍맹례 조리사님께 마음을 다 하여 감사를 드린다.
“아름다운 스물네 명 나의 천사들아 씩씩하고 아름답게 잘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