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사(이후 MS사)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공공기관에 연간 계약을 통해 임대형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즉 개별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아도 연간 사용료를 지불하면 기관내의 모든 컴퓨터에 자유롭게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교에서도 'MS School Agreement' 라는 명목으로 역시 임대형식을 통해 프로그램을 공급받고 있다. 이런 임대형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업체는 바단 MS사 뿐은 아니다. 한글과 컴퓨터의 한글프로그램, 안철수연구소의 V3 등도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형식의 장점은 소프트웨어를 개별 구입하는 것보다 비교적 가격 면에서 저렴할 뿐 아니라 계약기간 동안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면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해 준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소프트웨어 사용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문제는 MS사와 나머지 업체들 사이에는 많은 가격차가 있다는 것이다. MS사의 경우, 2003년과 2004년에는 계약조건을 학급기준으로 했었다. 즉 중학교는 30학급까지 연간 150만원(부가세포함)에 계약을 체결하여 2년여를 사용해 왔다.
반면 한글과 컴퓨터의 한글2005의 경우는 연간 100만원 정도에 사용이 가능하다. 안철수연구소의 V3의 경우는 더 저렴하여, 연간 20만원정도면 임대사용이 가능하다. 국내업체의 임대가격이 훨씬 더 저렴한 것이다. 사용빈도로 볼때는 운영체제(Windows XP등)를 제외하고는 MS사의 소프트웨어보다는 한글과 컴퓨터의 한글2005나, 안철수 연구소의 V3를 훨씬더 많이 사용하고 있음에도 임대가격은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가격 격차가 나는데도 MS사는 1년단위의 계약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년 가격을 달리하여 계약할 가능성을 남겨둔 까닭일 것이다. 일선학교에서는 언제 가격이 인상될지 알 수 없어 매년 예산세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염려가 올해말 2006년도 계약을 진행하면서 현실로 나타났다. 즉 그동안은 학급수를 기준으로 임대가격을 결정했으나 내년에는 학교에서 소유하고 있는 컴퓨터 대수를 기준으로 임대를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런 바뀐 기준으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도의 기준은 컴퓨터 사용대수 100대를 기준으로 25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100대가 넘게 되면 그 가격은 더 높아지게 된다. 이미 각급 학교에서는 작년에 예산을 150만원 정도로 책정하였기 때문에 100만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무려 100만원이 인상된 것이다. 인상률로만 볼 때, 거의 70% 가깝게 인상된 것이다.
이렇게 인상을 하는 것은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 학교는 다른 기관과는 달리 컴퓨터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컴퓨터를 학생들 교육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1년 사이에 100만원을 인상한다는 것은 학교교육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새롭게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이전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사용하려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버전 업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최신의 정보를 학생들이 습득해야 함에도 MS사가 대거인상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학생들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야말로 교육당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교육예산을 절감하는 차원에서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것은 일선학교에 맡기는 것보다는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 적극 나서주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