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을 맞이하였다. 2학기가 아무리 빨리 지나간다고 하지만 올해는 유달리 빠른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6학급 규모의 작은 학교에 발령을 받아서 업무가 다른 학교에 근무할 때보다도 훨씬 늘어나 오후에는 거의 업무처리에 매달렸고 남양주 교육청 발명교실 강사를 맡으면서 잦은 출장으로 인해 훌쩍 시간이 지나간 듯도 하다. 또 학급인원 18명으로 인원수가 적은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니 세밀하게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신경 쓰며 수준에 맞는 수업을 준비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많은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게다가 수업이 6시30분부터 11시 까지 있는 야간대학원까지 다니며 과제며 시험 준비에 숨 가쁜 나날을 보내었다.
오늘따라 체육시간마다 그늘을 만들어 주던 나무들도 잎이 모두 떨어진 채 우두커니 서 있는 모양이 더욱 쓸쓸해 보인다.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캐롤을 리코더로 연주하며 쓸쓸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그런데 쓸쓸한 마음을 환하게 해주는 일이 있었다.
미술 전담선생님께 교실을 비워주고 교무실에서 두 시간 동안 있다가 교실에 올라와 보니 사진과 같이 앙상한 나뭇가지에 눈꽃이 핀 것과 같은 작품이 교실창가에 진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봤더니 미술 전담선생님께서 미술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었는데 나뭇가지에 사또밥과 팝콘, 죠리퐁 등을 이용하여 눈꽃이 핀 나무의 모양을 연출한 것이었다.
눈꽃나무를 보면 볼수록 마음이 포근해지고 교실이 온화해지는 느낌이 든다. 쓸쓸했던 마음도 멀리 간 느낌이다. 아이들이 만든 것을 집에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겨우 허락을 받아 겨울 방학식 할 때까지만 교실에다 두기로 하였다. 토요일 오후 아이들이 집에 모두 가고 없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만든 눈꽃나무를 보면서 난 결코 쓸쓸하지 않는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