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이 되니 눈코 뜰 새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연말이라고 이러저런 모임에도 많이 참석해야 한다. 바쁘게 살다보면 눈앞에 보이는 일이 아니거나 자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소홀할 수 있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게 인생살이다. 사소한 일로 쉽게 틀어질 수 있는 게 우리네 삶이다. 또 남이 자기를 소홀히 대한다고 생각하면 서운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오해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고 알지 못하는데서 부풀어진다.
퇴임하신 분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중 하나가 ‘불러만 주면 고맙지’라는 말이다. 누구든 현직을 떠나는 날부터 외로움과 싸우게 되어있다. 더구나 평생을 교직에 몸 바친 교직원들은 더 그렇다. 그게 바로 우리의 미래 모습이기도하다.
그렇다면 퇴임한 교직원들이나 원로교사로 근무하는 교원들을 누가 챙길 것인가?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연말, 그 많은 모임 중 한두 번은 퇴임한 선배 교직원들을 만나 요즘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전해주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아 거기까지 생각해볼 겨를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대개는 관심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정이 부족하거나 눈앞의 이익을 좇는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같이 근무할 때 쌓은 정이나 도움 받은 것을 잊지 않고 있는데도 퇴임한 사람들이 ‘그때 이런 도움을 줬는데...’라며 말끝을 흐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연말 퇴임했거나 평소 존경했던 선배와 만나는 자리에 꼭 참석해 정을 나누며 사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자. 정을 나누면 삶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자. 현직을 떠났지만 언제든지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후배나 동료가 학교에 있다는 희망을 주자. 그게 바로 상생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현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먼저 알고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