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아쉬움이 훨씬 더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그리 쉽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우리는 보통 지난해를 돌이켜보면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라는 표현을 자주한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가지 일이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음'이다. 그만큼 어려움도 많고 아쉬움도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2005년이야말로 이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교원평가 문제, 사학법 개정, 부적격교원 문제 등 어느 하나 소홀히 넘기기 어려웠던 문제들이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들이 교육부의 의도대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더욱더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다.
그 밖에도 일선 학교에서는 교원단체 구성원간의 보이지 않는 대립과 갈등이 한층 더 심화되었던 한 해였다. 특히 교원평가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교원단체간의 이견이 더 컸던 것 같다. 총론에서는 '교원평가제 도입반대'라는 공통적인 문제를 다루었지만, 각론으로 가서는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즉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에서는 교원평가제를 빌미로 교장선출보직제 도입을 위한 물밑 작업을 벌였다고 보여지고, 한국교총에서는 그 어떤 목적보다는 순수하게 교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도입을 적극 반대했다고 분석된다.
어떤 일이든지 이해관계를 따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순수한 목적에서 출발하는 노력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이해관계가 앞설 때는 본질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굵직한 이슈들이 2005년도에 있었지만 교육현장은 도리어 여러 가지 측면에서 퇴보를 거듭했다는 생각이다. 일례로 교육재정의 부족으로 각종 여건개선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향후에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본다. 이로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교원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뭔가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느냐, 아니면 날개를 달아 주느냐는 정치권과 정부, 교육부에서 할 일이다. 교원들은 2006년이 되어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교원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그들을 격려할 때 2005년과 같은 일들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2006년에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 이유는 우리 교육계 종사자들 모두의 희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