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에게는 겨울방학과 함께 찾아 온 고민이 하나 있다. 그것은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아들의 방학을 어떻게 보내어야 할까에 관한 것이다. 중학교 1, 2학년 때는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느라 소홀히 했던 부분 즉, 친척 친지 방문, 각종 문화행사 관람, 운동(스키, 배드민턴, 수영, 등산, 활동중심의 영어캠프 참가)을 할 수 있도록 권면하였었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을 대비하는 겨울방학은 뭔가 달라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집에서 부족한 공부를 하겠다는 아들을 설득하여 학원에 등록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수백 개의 학원이 밀접해 있는 서울 **동 학원가에는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학원차가 도로가를 점거하고 가방을 메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원을 오고가는 학생들로 붐볐다. 학원 차 마다 양쪽 옆에 2005년 소위 특목고에 합격한 학생들의 이름과 인원수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個 학원에서 이룩한 공적에 대해 놀라기도 하였지만 씁쓸한 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그 학생들이 시스템이 잘 된 학원에서 공부하여 특목고에 합격하였다는 말인가? 그럼 학교에서 한 일은 무엇이란 말인가?
요즈음 중학교 교문 앞을 지나다보면 우수한 고등학교에 들어갔다는 학생들의 이름이 현수막에 적혀있다. 아마 이름이 적힌 학생들 중 몇(혹은 대부분)은 학교공부 보다는 학원에서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맞추어 맞춤학습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아들이 등록할 학원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학원 사무실에는 학부모들이 대기하면서 상담원들과의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급이 수준별로 나누어 있어 시험을 치른 후 수준별로 편성된다고 하여 시험날짜를 받아서 집으로 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수업을 받아야 하고 선행학습위주로 이루어지는 학원교육을 받아야만 학부모, 학생이 안심이 되는 교육현실과 다양한 체험학습과 봉사활동,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뛰어노는 일은 상상 할 수도 없는 요즈음 아이들이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특별한 체험과 경험이 없이 지식적인 면만 치중하여 키운 학생들이 자랐을 때 그 많은 삶의 현장의 면면 속에 어떻게 지혜를 얻어 임기응변(臨機應變)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다.
학원수강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시험을 치르거나 아예 학원 수강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나 할까? 학급편성 시험을 치르고 배정을 받아 학원을 다니고 있는 요즈음, 추운 날씨에 아침 이른 시간부터 나가서 학원차를 기다려야하고 오후 늦게 어깨가 축 쳐져서 들어와 학원과제며 영 단어 외우기를 밤늦도록 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2006년도에는 모든 교육제도를 비롯한 실질적인 교육내용 및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활동에 있어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진정 신뢰받는 공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