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여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리포터가 거의 초임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다. 학교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뒤늦게 교장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빈 자리가 몇 군데 있었지만 리포터의 옆자리로 오는 것이었다. 사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교장선생님이 식사시간에 옆자리에 앉는 다는 것은 그리 편안하지는 않다.
"좀 껄쩍지근 하겠지만 같이 좀 앉읍시다."
옆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하신 말씀이다. 그날은 교장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했다.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그 교장선생님은 소위 '깐깐한 교장' 그 자체였다. 지금도 기억이 또렷이 나는데, 그날 교장선생님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제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수업입니다. 행정업무 아무리 못해도 탓하지 않습니다. 수업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이 제일 좋습니다. 그 선생님들 가끔 지각해도 탓하고 싶은 마음 없습니다. 행정만 잘하는 선생님은 교사자격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다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교장선생님은 그 시절(80년대 중반)에 교무실에 컴퓨터를 두대씩이나 갖추어 주었다. 관내 중학교 중에서 성적처리를 전산으로 실시한 최초의 학교가 그 학교였을 정도였다. 그 시절의 컴퓨터 값은 지금보다 훨씬더 높았었음에도 주저없이 구입하고 학습자료도 구입했다.
그날 점심시간의 대화를 통해 교장선생님의 진실된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리포터도 항상 그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다. 교사는 수업을 잘하는 사람이 최고라는 그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못했다면 그 교장선생님에 대한 인상은 지금껏 '깐깐한 교장'으로만 남았을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은 대화가 최고이다. 한교닷컴의 독자여러분들도 서로를 이해하려면 대화를 많이 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확실히 상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